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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68년 만에 큰형 만나는 이수남씨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8/14 14:01

20∼22일 1차 이산가족 상봉 참여…"살아계셔서 너무 고맙다"

(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김효정 기자 = "뜻밖의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인가 싶어서 처음에는 이웃, 친척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요."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수남(77)씨는 전쟁 통에 헤어졌던 큰형을 68년 만에 만나는 심정을 이렇게 털어놨다.

이씨는 오는 20일부터 2박 3일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1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경기도 광주에 사는 둘째 형 종식(82)씨와 함께 북녘의 큰형 종성(85)씨 가족을 만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한적)로부터 큰형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수남씨는 벅찬 마음에 딸과 며느리 앞에서 마구 눈물을 쏟았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한적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혼동할 정도였고, 이씨의 전화를 받은 둘째 형은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였다.

지난달 27일에는 박경서 한적 회장이 이씨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큰형의 생사확인 회보서를 전달했다.

"(연락을 받았던)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복받치고 그래요. 이게 무슨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가 생전에 소식을 들었다면…' 하는 생각이 첫 번째로 나더라고요."

3남 1녀의 막내인 이씨가 큰형과 헤어진 것은 6·25 전쟁 중이던 1950년 8월. 당시 그의 가족들은 서울 이태원 부근에서 살고 있었는데, 만 19세이던 큰형을 북한군이 데려간 것이다.

분단이 갈라놓은 세월 속에서 큰형은 이제 80대의 노인이 되었지만, 이씨가 간직한 사진에서는 여전히 빡빡머리 10대 소년이다. 주민등록상으로 8살, 실제로는 10살 터울인 막냇동생을 많이 아껴줬던 자상하고 온화한 성격의 형으로 이씨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 큰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가 새벽녘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다 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이씨는 여러 번 목격하기도 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것도 '형제로서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우리에게는 형님 한 분, 부모님은 아들, 다른 친척들에게는 관계되는 한 명이겠지만 형님은 모든 가족을 평생 잃어버리고 사셨을 걸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큰형의 이태원국민학교 졸업증과 옛날 호적등본, 가족사진, 형수 백옥녀(79)씨를 위한 화장품 세트 등을 챙겨 금강산으로 간다는 이씨는 형을 만났을 때 "살아 계시는 게 너무 영광이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큰형이) 연세가 있으시고 우리도 나이를 먹어가니 마음이 착잡하다"며 "영구적으로 상설면회소가 생긴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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