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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국방비 증액과 미중 경제전쟁

[LA중앙일보] 발행 2018/08/1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8/14 19:5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2019 예산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했다. 국가안보와 국방 정책을 정하고 이에 맞는 예산 규모를 책정하는 국방수권법안은 매년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서명한다. NDAA가 정한 내년 국방예산은 71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에 육박하는 상승 폭을 보였다. 금융위기에 대처해야 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방예산 자동 삭감에 따라 국방예산이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략적인 변화라고 해도 될 정도의 증액 폭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10 산악사단에서 법안에 서명하면서 "현대사에서 우리 군과 전사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밝혔다.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국방부가 요청한 것보다 16대 더 많은 93대 구매를 승인한 것만 봐도 과장은 아니다.

미국의 국방예산은 국방비 지출 순위 2~9위 국가의 국방예산 총합보다 많다. 내년엔 그 차이를 더욱 벌리겠다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큰 폭의 국방비 증액은 무역을 넘어 군사 분야에서도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NDAA는 중국이 남중국해 섬의 군사기지화를 중단할 때까지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합동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 참가를 금지하도록 했다. 군사적인 면에서 명시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군사적 압박보다 눈에 띄는 전략은 군사와 경제를 하나의 안보전략으로 묶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 강화가 대표적이다. 미국 내 해외투자에 관련된 업무를 관장하는 CFIUS는 이미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를 막고 있었다.

중국 통신장비 회사 ZTE나 화웨이를 제재했고 알리바바의 금융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를 저지했다. 지금까지는 사안별로 대처하는 것이었지만 이번 법안은 중국 정부 소유나 통제 아래 있는 회사로부터 통신장비나 통신 서비스 구매와 계약 체결을 금지한다고 명문화했다.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와 첨단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국방 정책으로 확립된 만큼 중국 기업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제재는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2019 NDAA가 지금까지 나온 가장 강력한 중국 견제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대한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무역전쟁은 표면적으로는 관세 부과로 무역적자를 줄이고 실질적으로는 저작권 침해 등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꿔 첨단 기술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정치적으로 중간선거용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었다. 물론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움직임, 나아가 세계 패권을 둘러싼 충돌까지 그 해석은 다양했다.

시각은 다양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정책에서 분명한 변화가 하나 있다. 이전에는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서 미중은 이익을 공유하며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할 정도로 깊이 얽혀있어 제재나 대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실제로 관세가 부과되자 '미국의 손실이 더 크다'라거나 '미국 소비자가 최종 피해자'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관세 부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용 이벤트라는 주장 이면에는 이런 시각이 깔려있다.

하지만 NDAA는 중국과 무역분쟁이 다른 차원으로 연계되고 심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중간선거 같은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정치적 목표도 없지 않겠지만 국가전략의 전환도 분명히 담겨있다.

예를 들어 NDAA는 소련과 대규모 지상전에 대비해 젊은 장교 양성에 집중했던 냉전 시대의 병력 운용 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 사이버 공격과 테러, 인공지능, 우주전 등 다양한 위협에 맞서 여러 분야와 층위에서 병력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위협에는 경제도 포함된다. 지금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마지막 기회라는 시각과 맞물려 NDAA는 미중 대결의 전선이 의외로 넓고 깊게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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