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Clear
52.1°

2018.11.21(WED)

Follow Us

"북, 돈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20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8/08/19 15:17

DPAA 인류학자 진주현 박사
서울.판문점.원산.하와이 등서
미군 유해송환 전 과정 참여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미주한인 인류학자 진주현 박사는 올 여름 서울과 판문점, 원산, 하와이를 오가며 미군 유해송환 전 과정에 참여했다. 진 박사에게서 유해송환 뒷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꼽은 인상적인 순간은 원산에 도착했을 때다. 그는 "외가, 친가 조부모님 고향이 모두 북한이고,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6.25전쟁 때 원산에서 북한군에게 잡혀 고생하셨다고 했는데, 비로소 '정말 북한에 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유해 송환 일정이 왜 늦어졌나.

"모른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유해를 즉각 송환한다고 합의했는데, '즉각'이라는 단어를 서로 다르게 해석한 게 아닐까. 처음엔 판문점에서 유해가 전달될 줄 알고 판문점에다 유해함을 200개 넘게 준비해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해 200구를 언급해서다. 55구가 송환된다는 건 7월 15일 장성급 회담 때 처음 들었다."

7월 12일 예정됐던 유해송환 실무협상은 북측 불참으로 불발됐다. 이를 두고 종전선언을 끌어내기 위한 북한의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당시 판문점 유엔사 교신실에서 북측과의 통화 내용을 전해 들은 진 박사의 설명은 다르다. 그는 "북한이 직접 전화해 유엔사가 아닌 미군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며 3일 뒤 격을 높인 장성급 회담을 제안했다"고 했다. 북한이 협상에 적극적이었다는 말이다.

-유품으로는 인식표(군번줄)가 하나 있었다는데 다른 유품은.

"인식표는 1990년대에 이미 많이 보냈었고, 수통, 숟가락, 도시락, 단추, 군화 등이 왔다."

-향후 유해발굴에 대한 논의는.

"북.미 모두 송환이 끝나면 발굴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다. 곧 관련 협상이 재개될 것 같다."

-유해발굴 협상 주체는.

"DPAA와 국무부다. 국무부가 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유해 발굴할 때 돈이 오가는 건 당연하다. DPAA가 매년 베트남에 발굴하러 갈 때도 보상금을 낸다. 남의 나라에 가서 땅을 파니 농작물도 훼손하고 사고가 날 수도 있어서다. 미국의소리(VOA) 등은 미국이 북한에 특별한 거액을 준 것처럼 보도했지만 보상금을 주는 건 글로벌 스탠다드다. 언론들은 북한을 '동물 뼈 주고 돈 받아가는 나쁜 나라'로 묘사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에 보낸 유해를 전수 조사했지만 동물 뼈는 없었다.

-이번에 금전적 논의도 했나.

"북한이 돈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았다."

-앞으로 일정은.

"9월 첫째 주까지 DNA샘플링을 마칠 계획이다. 신원확인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까지도 걸린다."

-원산공항은 어땠나.

"사람이 거의 없고 비행기도 수송기 빼곤 한 대밖에 없었다. 그날 엄청 더웠는데 내부는 에어컨 덕에 시원했다. 시설은 깔끔하고 좋았지만 화장실에선 물이 샜다. 처음엔 '왜 판문점이 아닌 원산에서 유해를 건네주나' 했는데, 알고 보니 원산이 북한에서 밀고 있는 지역이더라."

-그 밖에 기억에 남는 것은.

"원산에 갔을 때, 별 두 개 단 북측 대표가 재미있는 얘기를 했다. 유해 발굴을 하러 함경도에 다녀온 미군들이 그곳에서 먹은 감자가 맛있었다고 한 적이 있다. 이 얘기를 전하니 북측 대표가 '한 아이가 갑자기 사라져 찾아보니 아이가 감자 안에 들어가서 감자를 파먹고 있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감자가 크고 맛있다'고 했다. 또 휴식시간에 북측에서 수박을 줬다. 손님에게 먹거리를 대접하는 건 한국과 북한이 비슷하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Branded Content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