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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출산 후 우울 증세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8/08/22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8/21 20:43

제인은 명랑하고 외향적인 적극성 때문에 근무하는 크루즈 여행사에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받는 아르메니안 직장여성이다. 그런데 그녀가 아이를 분만한 후에 많은 문제가 생겼다.

우선 잠을 잘 수가 없게 됐다. 아기가 밤에 자주 깨기 때문에 젖을 주려면 엄마도 잠을 깨게 되지만, 아기가 잠이 든 후에도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단다. 혹시 잠이 든 사이에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입맛이 없어지고 아기에게 줄 젖이 줄어들어서 억지로라도 먹으려 하지만 구역질이 심하단다.

퇴근한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좀 쉬고 싶지만 그것도 어렵다. 남편은 아기가 조금이라도 불편해 하거나 울면 금방 엄마에게 되돌려주며 자신도 직장일 때문에 피곤해서 쉬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에 다니는 친정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엄마의 불안을 눈치챘는지 아기도 예민해지며 한시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출산 후 거의 4~5개월간 바깥 출입을 하지 못했다.

3개월의 출산 휴가가 지나서 직장에 돌아갈 날짜가 가까워 올수록 제인은 자신감을 잃어갔다. 아기와 떨어져서 하루 종일을 지낼 일이 두려웠다. 산부인과 의사의 권고로 정신과를 찾아 온 그녀에게 나는 과거에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있었는지 물었다. 많은 소녀가 초경 당시에 경험하는 우울이나 불안 증상도 경험한 적이 없고, 비교적 순탄한 청소년기를 거쳐서 대학교에서 만나 현재의 남편과 결혼을 하였단다. 그리고 아기도 두 사람이 같이 계획해서, 임신 합병증이나 다른 문제 없이 분만했는데 왜 이토록 아이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울었다.

아기들하고만 있다 보면, 산후 우울증 치료가 더딜 수 있다. 아기들은 100% 어른에게 기대어 살아야만 생명을 유지하게 되니 엄마의 가진 것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반면에 적당한 보모를 구해 놓고 직장에 나가게 되면 주위 어른들은 일할 동지가 나왔으니 얼마나 반갑고 기쁠까. 그러니 엄마의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는 어른들이 있는 직장으로 나가는 것이 빠를수록 좋고, 기분 좋게 돌아온 엄마는 '오랜만에' 만난 아기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어 좋다. 지쳐있는 남편에게도 활력소가 될 것이다.

항우울제 약물 복용을 시작하려면 우선 그간 수유했던 모유 대신 질이 좋은 우유를 소아과 의사와 상의해서 주도록 해야한다. 기쁘게 웃는 엄마가 먹여주는 우유는, 불안하고 우울한 엄마가 억지로 짜내어주는 모유보다 아기의 심신을 더욱 건강하게 지켜준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과거의 몸매와 활발한 성격을 되찾으면, 남편과의 결혼 생활도 한걸음 더욱 성숙한 단계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부모는 출산 후 팀이 돼서 건강한 아기를 기를 터전을 닦아야 한다.

"모유를 안 먹이면 아기에게 해로울 거라고요? 천만에요. 아기는 이미 출생할 때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항체를 일 년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무럭무럭 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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