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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상봉 마지막날] 이별 위해 만났나…잔인한 '작별상봉'

[LA중앙일보] 발행 2018/08/22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8/08/21 23:22

남쪽 제안에 2 → 3시간 만남
"안보내고 싶다…사랑해요"
건강상태 안 좋아 못 만나기도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 날인 21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의 북측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 날인 21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의 북측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마지막 날인 22일(이하 한국시간) 가족들이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작별 상봉을 진행하고 같은 장소에서 1시간 동안 다 같이 점심을 먹고 모든 상봉 일정을 마무리했다.

당초 2시간 동안 작별 상봉 및 공동 중식이 예정돼 있었지만, 남측이 북측에 상봉 시간을 연장할 것을 제안하고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작별상봉 시간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났다.

작별상봉이 끝난 뒤 남측 상봉단은 북측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탑승한 뒤 오후 1시 45분쯤 금강산을 떠나 육로를 통해 오후 5시 20분쯤 속초로 돌아왔다.

전날이자 상봉 둘째 날인 21일 남북 이산가족들은 외금강 호텔 객실에서 가족 별로 개별상봉을 하고, 이어 객실로 배달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하며 정을 나눴다. 오후에는 자리를 금강산호텔 연회장으로 옮겨 단체 상봉의 시간도 가졌다.

65년 만에 만난 이산가족들의 눈물은 이날도 마르지 않았다. 첫날에 비해 가족들은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기쁨과 흥분은 가시지 않았다. 그동안의 그리움을 몇 시간의 만남으로 보상받지 못했던 탓이다.

북측 남동생(김은하)을 만난 김혜자(75세) 할머니는 "아기 때 헤어져 73년 만에 만났는데 안 보내고 싶다. 사랑해요"라며 동생을 끌어안았다. 김 할머니가 "내가 서울에서 '은하야!'하고 부를게"라고 하자, 남동생은 "그럼 제가 (북한에서) '네~' 할게요"라고 하는 등 농담이었지만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강상의 문제로 상봉 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족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전에 북측의 조카들을 만났던 강화자(90) 할머니는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져 오후 단체 상봉을 포기했다.

북측의 두 딸인 김경실.경영 자매는 밝은 표정으로 기다렸지만 끝내 엄마(한신자.99)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들은 엄마 얼굴을 한 번 더 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한 할머니가 남쪽에서 낳은 딸 김경복(69) 씨가 뒤늦게 찾아와 "(엄마가) 피로가 쌓여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고 하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북측의 여동생과 조카를 만나러 온 김달인(92)씨 역시 건강상태가 안 좋아 단체상봉에 참석하지 못했다. 친지를 지척에 두고도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이어지자 상봉장 주변에선 안타까운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상봉장 안팎에선 이번 상봉 행사 참석자 중 90세 이상이 34명을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벤트성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시키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행사 지원을 나온 북측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데 왜 그런거냐"며 "더 떨어질 것 같느냐. 흩어진(이산) 가족 상봉이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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