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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시안 배우가 특별하지 않을 때까지

조원희 / 디지털부 기자
조원희 / 디지털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8/2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8/23 20:25

리프레젠테이션. 대표를 뜻하는 단어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하 CRA)이 개봉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대중문화 영역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자주 보여져야 한다는 의미의 리프레젠테이션은 매우 중요한 단어로 계속 반복돼 미디어에 노출됐다.

지난 한 달간 CRA는 소셜 미디어의 타임라인을 지배해 왔다. '조이럭 클럽' 이후 25년 만에 올-아시안 캐스팅 영화라는 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모두 흥분했고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기사들을 공유했다. 원작소설에서부터 영화제작기간 동안 에피소드까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는 CRA의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뉴스거리였다.

영화가 개봉 첫 주 제작비를 훌쩍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자 주류언론들도 크게 주목했다. 메이저 방송국의 토크쇼에서는 CRA의 출연진들이 나왔고 신문부터 유튜브 채널까지 출연배우들의 인터뷰가 보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CRA는 워너 브라더스가 투자를 해서 대규모 개봉을 한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였기에 파장도 컸다. 아시아계의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커다란 발걸음이 아닌 작은 발걸음이지만 의미가 큰 영화도 있었다.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주연한 스릴러 영화 '서칭'이었다.

서칭은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만 보면 주인공이 한국계 미국인일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한글이 나오고 김치스튜가 소재로 등장하는 등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왜곡과 편견 없이 잘 반영했다. 인도계 미국인 아니시 차간티 감독이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차간티 감독은 인터뷰에서 리프레젠테이션은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노멀라이제이션(일반화)라고 말했다. 아시아계 배우의 주연 캐스팅이 특별하지 않은 일반적인 일이 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존 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기 때문에 한국적 요소도 첨가했다고 밝혔다. 차간티 감독에게 대체 왜 존 조를 캐스팅했냐고 묻자 존 조가 좋은 배우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CRA의 출연진들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공통적 경험을 하나 밝혔다. 어렸을 때 TV와 영화를 보면서 대체 왜 나와 비슷한 얼굴을 한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 것인가를 궁금해 했다고 한다. 대중문화에서 아시아계의 역할은 크지 않았고 가끔 등장하는 아시아 문화도 왜곡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리프레젠테이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제 리프레젠테이션보다는 노멀라이제이션을 더 고민해야 할 시기다. 동양적 얼굴을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것이 전혀 특별하지 않고 일반적인 일이어야만 한다.

존 조는 인터뷰에서 본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배우들은 꿈을 크게 꾸지 못하고 배우생활을 이어가는 것에만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보인다. 이제 아시안 커뮤니티도 좀 더 큰 꿈을 꿀 때다. 리프레젠테이션이 아닌 노멀라이제이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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