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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죽은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는데 살아있다니'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8/24 03:48

전쟁통에 소식 끊겨 포기하며 살았는데…北에서 찾아 상봉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홍국기 기자 = 24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 오열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26일까지 진행되는 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북측의 이산가족들이 신청해 남측의 가족을 만나는 자리로, 남측 가족들은 소식이 끊긴 가족들이 사망했다 여겨 제사까지 지내다 뜻밖의 만남이 성사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남측의 목원선(85)·원구(83) 형제와 북측의 큰형 김인영(86·목원희에서 개명) 씨는 단체상봉장에서 68년 만에 감격적으로 해후했다.

이들 형제는 선 채로 서로를 껴안고 얼굴을 비비며 통곡했다.

원선·원구 형제는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한 달쯤 지나 시장에 먹을거리를 사러 간 큰형이 북한군에 강제징집된 이후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간 이산상봉 신청도 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은 김인영 씨는 남녘 동생들이 가져온 생전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진을 한없이 바라봤다.

남측 김유관(81) 씨는 이번 상봉에 동반한 가족들과 함께 북측의 형 김유성(82)씨를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작은 아버지 집에서 살다가 전쟁이 터진 뒤 고향으로 다시 돌아갔지만, 부모님과 형을 찾을 수 없었다. 동네 사람들은 부모님과 형이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비보를 전했다.

그는 이날 형을 만나자마자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짜부터 물었고, 6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부모님이 언제 세상을 떴는지를 알게 됐다.

그는 "(형을 포함해) 다 죽은 줄로만 알았다"면서 헤어진 가족의 제사를 지내왔다고 안타까워했다.

북측의 김형인(85) 씨는 남측에서 온 동생 형신(83)·학주(72)·학수(66)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듯 동생들을 번갈아 가면서 쳐다봤다.

형신 씨는 언니에게 자신의 결혼식 사진과 흑백으로 된 아버지 사진을 보여줬다. 그런 뒤 언니와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 찍고 디지털 카메라로도 찍은 뒤 폴라로이드 사진을 건넸다.

"언니, 이거 꼭 가져가. 우리는 집에 가면 이거(디카)로 볼거야."

형신 씨는 "(형인 언니는) 학생이었고, 여자였고, 혼자서 북에 가서 살았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해서 이산가족 신청도 안했다"며 "부모님도 죽었다고 간주하고 그리 살았다"고 전했다.

북녘에 사는 형 한상이(86)씨를 만난 한상엽(85) 씨는 "생각지도 못한 형의 생존 소식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강화경찰서에서 이산가족 확인요청이 왔다는 내용을 알려줬어요. 사실 그 소식이 오기 3일 전에 형 제사를 지냈습니다."

상이 씨는 스무살 때 북한군에 징집된 형 상엽씨에 대해 "이미 돌아가셨을 테니 제사라도 한 번 지내드려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따로 이산가족 신청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홍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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