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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뒷끝? 백악관 참모들이 준비한 '매케인 성명' 거부했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6 18:58

매케인을 '영웅'으로 묘사한 성명 퇴짜, 짧은 트윗으로 끝내
WP,"자신에 비판적이었던 매케인에 대한 악감정 때문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사망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칭송하는 내용의 '백악관 성명'을 퇴짜 놓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 "매케인 의원의 사망에 대비해 이미 존 켈리 비서실장, 세라 샌더스 대변인 등 백악관의 참모들이 매케인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백악관 공식 성명을 작성하고 25일에는 최종 완성본을 만든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 대신 나의 트윗으로 하겠다'며 성명 발표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생전 자신에게 비판적 입장을 보였던 매케인 의원에 대해 백악관이 격식을 갖춰 대우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꺼렸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실제 매케인 의원의 사망이 발표된 25일 밤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존경심을 보낸다.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짧은 두 문장의 트윗 글만 올렸다.

트럼프 법률팀의 대변인이었던 마크 코랄로는 "미국을 위해 일생을 헌신한 매케인의 사망에 트럼프가 보인 반응은 한마디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트윗에는 "매케인은 HERO(영웅), 트럼프는 ZERO(제로)"라는 리트윗이 달리기도 했다.

WP는 "미국의 대통령은 미국을 빛낸 이들의 죽음에 백악관의 공식 성명으로 그들의 삶을 칭송하는 게 관례"라며 "(이번 대응은) 매케인에 대한 트럼프의 분노와 나쁜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매케인을 향해 "그는 전쟁영웅이 아니다"고 주장,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매우 위험한 사상 최저수준이다. 여러분은 의회에 감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건강보험조차 줄 수 없는 사람들"이라며 러시아 제재 법안을 의결한 미 의회를 비난했다. 그러자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를 패러디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위험한 최저수준이다. 여러분들은 우리 민주주의를 공격하고, 주변국을 침략하고, 우리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푸틴에 감사할 수도 있다"고 트럼프를 비꼬았다.


현재 매케인의 사망에 대해선 대선 경쟁자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별도의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의원이 장례식에 오마바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펜스 부통령을 초대하면서 자신은 제외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8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존 매케인이 뉴멕시코주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


한편 매케인 의원의 시신은 다음달 1일의 장례식에 앞서 이달 31일 미 의회 중앙홀에 안치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그러한 명예를 더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다. 미국민이 영웅이자 정치인(인 매케인 의원)에게 경의를 표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미 의회가 1824년 중앙홀을 건립한 이후 고인의 시신을 중앙홀에 안치하고 일반 국민이 조문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케인이 32번째다. 1852년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클레이 상원의원이 효시이며,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대통령 등 지금까지 31명만이 '명예의 전당'을 거쳐 갔다. 장지는 고인의 모교인 메릴랜드주 해군사관학교 묘지로 결정됐다.


25일 별세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시신이 미국 연방의회 중앙홀에 안치될 예정이다. 1824년 의회 중앙홀이 건립된 후 32번째다. 가장 근래에는 지난 2월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시신(사진)이 안치됐다. [AP=연합뉴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의회 건물 중 하나인 러셀 빌딩의 명칭을 매케인 의원 이름을 따서 새롭게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전쟁 영웅으로 6선 상원의원이자 대선 후보를 지낸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7월 말기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25일 오후 애리조나주 자택에서 별세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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