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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윌셔초등' 사태의 본질

김석하 / 논설위원
김석하 / 논설위원 

[LA중앙일보] 발행 2018/08/28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8/27 18:35

이번엔 '교육'을 만났다.

지난 3개월여간 '노숙자 셸터' '방글라데시 구획안'으로 시끌벅적했던 LA한인사회가 '윌셔사립초등학교(이하 윌셔초) 폐교'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의 2개가 외부 영향에 의한 정치적 문제였다면, 이번 것은 우리 사회 내부 문제다. 특히 후세의 정신과 자존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육 문제다.

윌셔초는 한인사회 2세 교육의 상징처럼 여겨지다 최근 33년 만에 문을 닫기로 했다. 돈이 없어서다. 등록생이 줄어들면서 매년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공청회서는 해당 부지와 시설의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핵심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면 최우선적으로 '왜'에 초점을 둬야 한다. 그런데 공청회는 '향후'에만 방점을 찍었다. 생각해보자. 윌셔초는 왜 폐교했나? 답은 등록하는 학생이 없어서다. 그러면 '왜, 등록생이 줄고 있나'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걸 분명히 해야 다시 학교를 열거나, 차후 어떠한 교육관련 시설을 열었을 때도 경영에 도움이 된다.

원인은 여러 가지 일 수 있다. 수업료를 내야하는 사립학교의 특수성도 있지만, 교육 프로그램의 독창성·흥미·재미, 현시대에 맞는 최신성 등 경쟁력은 어떠했는가를 짚어봤어야 했다. 또 뿌리교육과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 강조에만 너무 매몰돼 고루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아닌지 돌아봤어야 했다. 앞으로 꼭 점검해야 할 일이다.

며칠 전 한 독자가 전화를 줬다. 한류가 인기인데 윌셔초에서 노래의 가사(한국어)를 수업에 차용해 한국 문화와 한국어 구조, 용어 활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한인 2세뿐만 아니라 타인종에도 인기를 끌 수 있었으리라. 또 걸(보이)그룹 멤버 중 상당수는 이곳 2세들이 많은데, 그들을 일일교사로 내세울 수도 있었는데….

윌셔초 부지와 시설의 향후 활용 방안은 기존의 사립초등학교가 아닌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 같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가 내놓은 10년 임대 계획은 사실상 이도저도 아니며, 그 이후 계획도 허술한 미봉책이다. 한인사회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한인사회 자체 모금과 한국정부의 매칭 지원금을 바탕으로 청소년복합교육문화센터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한인사회 시설을 한국정부에 내놓는 것(주도권을) 아니냐는 구시대적 발언도 나오고 있다.(한국정부는 윌셔초 건립에 300여 만 달러의 지원금을 지원했다) 그럴 경우 새로 짜일 이사진 구성에서 상당수 한인사회 인사들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따라 붙는다. 옛날 한인사회 같으면 이에 반발하는 행태들이 쏟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성숙했고 우리 아이들 미래에 관한 문제라서 그런지 각 기관들은 고뇌하는 모습이 더 짙다.

노숙자 셸터는 시정부, 방글라데시 구획안은 방글라 커뮤니티가 사실상 '적'으로 비쳐져 투쟁하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남가주 한국학원, 한인사회, 총영사관 어느 누구도 상대에게 적이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면 한인사회 내 모금은 물론 현실적으로 한국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정체성 관련 프로그램은 외국인이 몰려오는 작금의 한국에 특이하고 재미있고 유용한 것이 많다.

해외 이민사회는 한국정부로부터 정체성과 현지화의 동시 구현이라는 '모순'을 주문받곤 한다. "동포들과 후세들은 현지화에 주력하면서도 한국인임을 잊지 않는 정체성을 간직해달라." 이번 윌셔초 사태가 건설적으로 진행돼 해결된다면, LA한인사회는 한국정부와 더불어 정체성과 현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첫 해외한인사회 실증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 한인사회가 모순을 깨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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