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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이어 헌재까지, 文 정부서 상종가 ‘우리법연구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30 18:56

1988년 민주화 직후 창립
강금실 전 장관 배출하며 첫 주목
2010년 '사법부 내 하나회' 비판에
유남석 후보자, 스스로 탈퇴하기도


신임 헌법재판소 소장으로 지명된 유남석 헌법재판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긴급조치 피해자 패소판결' 재판취소 등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착석하고 있다. [뉴스1]

유남석(61ㆍ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관이 지난 29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가 몸담았던 판사 모임 '우리법 연구회'에 대한 관심이 재차 커지고 있다. 유 후보자는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의 '정통 엘리트' 법관이지만, 민주화 직후인 1988년 6월 김용철 당시 대법원장의 유임에 반대하며 '제2차 사법파동'을 불러일으킨 우리법연구회 주축 회원이기도 했다. 당시 유 후보자와 함께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했던 인사 중에는 노무현 정부(2002~2007년) 시기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도 있다.

유 후보자는 지난해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당시만 하더라도 “편향적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지 않다”며 우리법연구회를 옹호했다. 우리법연구회가 진보 성향이라 평가 받는 근거 중 하나는 논문집이다. 우리법연구회는 지금까지 6차례 논문집을 냈는데, 2006년 5차 논문집에선 당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였던 김명수(59ㆍ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정리해고도 노동 쟁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쓴 노동법 논문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왼쪽) 대법원장이 우리법연구회장을 지냈다. [연합뉴스]

우리법연구회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사법부의 '신주류'로 떠오르는 모양새이지만,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10년에만 하더라도 모임이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당시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명단이 공개된 직후, 보수층을 중심으로 '사법부의 하나회'라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유 후보자 역시 이때 스스로 우리법연구회에서 탈퇴했다.

회원 명단이 공개된 이후 우리법연구회는 박근혜 정부(2013~2017년) 때까지 부침을 겪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이른바 ‘가카새끼 짬뽕’ 발언이 문제가 돼 법원을 떠난 이정렬(49ㆍ연수원 23기) 전 판사 역시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다. 이 전 판사는 서울남부지법에 재직 중이던 2004년 5월 종교적 이유로 군 입대를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율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도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한 소장 판사였다.

보수 정권 9년 간 하락세였던 '우리법연구회' 타이틀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면서부터 달라진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 3명(박정화·노정희)이 대법관으로 임명됐고, 지난해에는 유남석 당시 광주고등법원장이 헌법재판관에 지명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진보 정부 들어서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사법부 리더십을 차지하는 데 따른 반론도 있다. 한 대형로펌 소속 대표변호사는 “나름대로 진보적으로 평가받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도 사석에선 ‘상식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는 기준을 법관의 양심이라고 포장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며 “과도한 쏠림은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사법개혁을 도리어 좌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87년 헌법으로 규정된 대법관·헌법재판관 임명 시스템 자체가 ‘정치적 편향성’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도 한국처럼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사법부 수뇌부가 일제히 물갈이 되는 일은 없다. 대법관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다면 종신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헌법에서 대법관ㆍ헌법재판관의 임기(6년)를 대통령(5년 단임제)과 별 차이가 없게 정해놨기 때문에 단임제 대통령이더라도 사실상 최고 재판관들을 모두 바꿀 수 있게 됐다”며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사법부 내 진보ㆍ보수 ‘코드 인사’ 논란을 없애려면 대법관 임기와 관련된 헌법 개정 작업부터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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