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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파기 문서, 트럼프 책상서 참모가 몰래 없앴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4 16:21

WP 밥 우드워드, 저서에서 트럼프 권력 내부 적나라하게 폭로
"트럼프가 국가안보 해칠까봐 '서류 훔치기' 반복적으로 이뤄져"
주한미군 딴지거는 트럼프에 매티스 국방, "3차대전 막기 위한 것"
매티스, "트럼프는 5~6학년 수준", 켈리, "우린 미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파기하고 철수하려 했다. 거기에 사인하려 편지(공식문서)를 집무실 책상 위에 두었다. 이에 백악관의 경제참모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올 3월 사임)은 트럼프가 그 편지에 사인할까봐 편지를 대통령(트럼프)의 책상에서 훔쳤다. 콘 위원장은 나중에 측근에게 '대통령이 그(편지)것을 보도록 놔둘 수 없었다. 사인할까 두려웠다. 난 나라를 지키기 위해(Got to protect the country) 그걸 훔쳤다'고 털어놓았다."


밥 우드워드의 신저 '공포; 백악관 안의 트럼프'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의 주인공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저 '공포(Fear):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나오는 믿기힘든 내용이다. 더 놀라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FTA 파기 문서)이 없어진지 알아채지 못했다"고 콘 위원장이 측근들에 밝혔다는 사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왼쪽). 콘 위원장은 지난 3월 스스로 사임했다.


우드워드는 "이처럼 백악관 참모들이 서류를 훔치는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행정부의 쿠데타(administrative coup d’etat)'라 묘사했다.

우드워드는 전현직 백악관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트럼프 백악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지 여러 분야에 걸쳐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행정부의 장관들과 백악관 참모들이 깊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11일 저서 발간에 앞서 WP와 복스 등 미국의 매체들이 사전 공개한 주요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된 부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오른쪽) 미 국방부 장관.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19일 국가안보회의(NSC) 회의에서 "왜 미군이 큰 돈을 들이며 한반도에 있어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7초 내에 감지(알래스카 기지에선 15분 내에 감지)하기 위한 특별 정보작전에 그렇게 많은 자원을 투입할 필요성이 있는 지 의문을 제기했다. 전반적으로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무시했다고 한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세계 3차대전을 막기 위해 그러는 것이다(We're doing this in order to prevent World War III.)"

이날 회의가 끝난 뒤 트럼프가 자리를 떠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매우 화를 내며 측근들에게 "대통령은 5학년 혹은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보도한 밥 우드워드 WP 대기자(오른쪽).


우드워드는 책에서 북한에 대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지 한달 후(지난해 2월말 경)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에게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계획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으로 부르며 한창 말전쟁을 벌일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측근이던 롭 포터 선임비서관(올 2월 사임)에게 "이건 '지도자 대 지도자', '인간 대 인간', '나와 김의 대결', '의지의 맞대결'이다"라 강조했다고 한다.

그밖에 지난해 4월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배경도 묘사됐다.

우드워드는 "시리아군의 민간인 화학무기공격 소식을 접한 트럼프는 매티스 장관에게 전화해 '그를 죽여버리자(Let's xxcking kill him!)'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암살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티스는 전화를 끊은 뒤 보좌진들에게 "우리는 (트럼프가 지시한)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며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미 안보팀은 재래식 공습 방안을 만들어서 트럼프의 재가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17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당시 국토안보부 장관, 오른쪽)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 코네티컷 뉴런던의 미 해안경비대 사관학교 행사에 참석해 국가가 연주되자 경례하고 있다.[AP=연합뉴스]


책은 또 존 켈리 현 백악관 비서실장의 트럼프에 대한 불만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켈리 비서실장은 한 소규모 모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idiot)'이라 묘사하면서 "그를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그는 이미 궤도를 이탈했다. 우리는 미친동네(Crazytown)에 살고 있다. 심지어 왜 여기에 있는지 이유조차 모르겠다. 이것(백악관 비서실장)은 내가 지금까지 가진 직업 중 최악"이라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기술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해 9월 19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도중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P=연합뉴스]

WP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트럼프의 백악관 직원들은 끊임없는 신경쇠약에 빠져 있다"며 "분노와 편집증을 지닌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우드워드의 책 내용이 공개되자 백악관은 발칵 뒤집혔다.
책에 등장한 매티스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고, 켈리 비서실장도 "완전히 헛소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인용된 내용은 사기와 대중에 대한 속임수로 만들어졌다. 우드워드는 민주당 첩보원인가? (중간선거를 앞둔) 타이밍에 주목한건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날 보수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콘 전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한미FTA 폐기 서한을 몰래 치웠다는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지어낸 것일 뿐이다. 아무도 내게서 뭘 가져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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