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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뉴욕의대 무상교육 발표를 보고

모니카 류 / 암 방사선과 전문의
모니카 류 / 암 방사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8/09/06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9/05 19:25

최근 뉴욕대(NYU) 의과대학이 미국 의과대학 시스템에 혁신을 선포했다. 얼마나 멋있고 고마운 일인지, 희망스럽고 신나는 일인지 모르겠다. 뉴욕의대 부속병원이 '랭곤 의과대학 병원(Elaine A and Kenneth G Langone Medical Center)'이라 불리게 만든 장본인인 켄 랭곤은 학자금을 전액 면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이 연속되려면 6억 달러가 필요한데 벌써 4억5000만 달러가 모금되었고, 그 중 랭곤이 1억 달러를 희사했다 한다.

뉴욕의대의 한 해 학비는 5만5000달러다. 미국 의사들은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쯤 되면 평균 20만 달러의 빚이 쌓인다. 빚에는 이자가 붙고, 생활비까지 감안해 볼 때 빚을 쉬 갚기는 어렵다. 미국에는 4400만 명의 빚 있는 의사들이 있다.

랭곤은 '홈디포'의 공동 창업자다. 그의 아버지는 배관공, 어머니는 식당 직원이었다. 그는 풀타임 직장을 다니면서 뉴욕대학의 야간 비즈니스 클래스를, 그것도 파트타임으로 수강했다. 그래서 뉴욕대학의 야간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랭곤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그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옮겨 다닌 직장은 꽤 많았다. 여기저기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에 참여하거나 있는 사업체를 변형해 최적 사업으로 만들어 간 흔적들이 있다.

랭곤에게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어느 앵커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앞으로 5년 후면 미국에는 의사가 부족한 사이클로 들어갈 것이라고 본다. 학자금 없는 의과대학 수료는 그야말로 빚 없이 자유로이 의대 과정을 이수하고, 수입에 상관하지 않고 원하는 전공분야를 택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이 바뀔 것이다. 덧붙여서 그가 한 말이 슬프다. 그가 만났던 어떤 의사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지 35년이 지나도록 학창시절의 빚을 다 갚지 못하고 있더라고 말이다. 의사들의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삶의 단편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앞으로 다른 의과대학들도 이에 동승해서 무학자금 의과대학 시스템으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예상하건대 시간은 걸려도 그렇게 될 확률이 꽤 높다.

뉴욕대 의과대학이 앞으로 좋은 의사 지망생들을 모두 가져갈까 염려되어 그리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미 뉴욕의대는 유능한 의사들을 많이 배출한 바 있다. 그중 소아마비 예방약을 만든 앨버트 세이빈, 조나 설크가 대표적이다.

그런 굿 뉴스가 있느냐 하면 배드 뉴스도 있다. 여러 곳에서 동료 의사들이 제 수명대로 살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다. 미국은 일 년에 의과대학 한 클래스 정도 또는 작은 의과대학 전교생에 달하는 숫자가 자살로 사라져 버리는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 하루에 한 명꼴로 의사들을 자살로 잃는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더 우려되는 것은 사망한 의과 대학생들의 자살이 사고사 다음으로 많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추측한다. 우울증이 어디서 왔는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공부하기 위해 빌린 은행 빚, 쌓여가는 빚, 질적인 삶의 하락, 과로, 만성 피로, 수면 부족, 작은 비판에도 예민한 완벽증, 과중한 학과 공부, 막중한 업무 때문에 사그라져가는 소셜 라이프,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유전…. 아마도 복합적인 이유일 것이다. 함부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뉴욕의과대학처럼 모든 의과대학이 무학자금 조치를 취해 준다면 의사들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의사들의 서클 안에서 자살이라는 병이 완치되지는 않겠지만 줄어는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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