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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이불킥',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카톡 실수 들어보니…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5 21:53


[연합뉴스]


카카오톡의 메시지 전송 취소 기능이 곧 업데이트 된다. 이미 보낸 메시지라도 상대방이 읽기 전이라면 일정 시간 내 삭제할 수 있다. 지금까진 메시지를 삭제하더라도 자신의 채팅 화면에서만 내용이 지워지고 상대방에게 보낸 메시지는 삭제할 수 없었다.

그동안 카카오톡에는 메시지 전송 취소 기능을 넣어달라는 사용자들의 건의가 꾸준했다. 그만큼 잘못 보낸 메시지나 지우고 싶은 메시지가 많았다는 의미다. 예컨대 이름이 비슷한 사람에게 '보내지 말아야 할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헤어진 연인에게 구차하게 말을 건 뒤 지워버리고 싶을 때다.

카카오톡에 메시지 전송 취소 기능이 생긴다는 소식에 유난히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두고두고 '이불킥'을 할 만한 메시지를 보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여기서 '이불킥'은 자려고 이불을 덮고 누웠다가 갑자기 부끄러운 기억이 떠올라 허공에 발길질을 하는 행동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다.

구글 이미지 검색창에 '카톡 이불킥'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 카카오톡 메시지를 잘못 보내 곤란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메신저 캡쳐 화면이 가득하다. [사진 구글 캡쳐]


'이불킥' 사례들을 모아 봤다. 회사 직원들에게 실수한 사례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보험회사 직원 이연희(32·대구시 중구 대봉동)씨
회사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있던 중 지점장님 흉 보는 내용을 친구한테 보낸다는 게 그만 지점장님에게 보내고 말았죠. 다행히 술을 마신다고 지점장님이 메시지 확인을 안 했어요. 재빨리 일 핑계 대면서 지점장님 휴대전화를 빼앗아 메시지를 삭제했어요.

금형업체 사장 박모(33·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씨
회사 직원에게 보내야 할 부품 단가 목록을 거래처 직원에게 보냈습니다. 영업 비밀이기도 했지만 단가보다 20%나 높게 물건을 거래하고 있었던 터라 굉장히 곤란했습니다.

자영업자 예희대(30·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씨
회사에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죠. 숙소와 렌트카 예약을 모두 마치고 결과를 친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린다는 걸 실수로 회사 직원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렸습니다.

[연합뉴스]


디자이너 이초희(28·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씨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커플 사진을 남자친구에게 보내려고 했는데 이름이 비슷한 거래처 직원에게 보냈어요. 그것도 한꺼번에 수십장을 보냈죠. 상대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아서 저도 아무 말을 안 했어요.

여성구두 매장 업주 이은정(33·대구시 달서구 죽전동)씨
과거 직장에 다닐 때 아침에 너무 출근을 하기 싫어서 직장 선배에게 '선배 저 차장님 때문에 출근하기 싫어요'라고 보내고 다시 잠들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차장님이 '내가 아무리 싫어도 출근은 해야지'라고 와서 얼굴이 화끈했어요.

회사원 김상협(33·대구 달서구 대천동)씨
동시에 직장 상사, 여자친구와 카톡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채팅방을 헷갈려 직장 상사에게 '어디야? 나 안 보고 싶어?'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하트 모양과 함께 말이죠. 메시지를 잘못 보냈다는 사실을 안 뒤엔 이미 상사에게서 '보고싶으면 와!♥'라는 답장을 받은 뒤였습니다.

헤어진 연인 또는 가족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술에 취하거나 화가 난 상태로 메시지를 보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수로 '보안 유지'가 안 된 사례도 있었다.

어린이집 교사 이주아(28·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
술에 취해서 전 남자친구에게 안부를 묻는 장문의 카톡을 보냈는데 나중에 '술 마셨느냐'는 답장이 왔어요. 그때 카톡 메시지를 지울 수 있는 기능이 있었어야 했는데...

영천교육지원청 직원 강종임(32·경북 경산시 사동)씨
남편과 싸우고 너무 속이 상해서 시어머니에게 길게 하소연을 했는데 화가 풀리고 나니 왠지 부끄럽고 후회가 돼서 지우고 싶었어요. 왜 그때 메시지 삭제 기능이 없었는지...

대구 한 구청 공무원 김모(40·대구시 수성구 중동)씨
부인 몰래 친부모님께 용돈을 조금 더 얹어드렸는데 어머니가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 '용돈 줘서 고맙다'고 말씀을 해버렸습니다. 그걸 본 처가댁 부모님들이 무슨 말이냐고 묻는데 정말 곤란했었죠. 카톡이 또 다른 근심거리라고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

[사진 카카오톡 캡쳐]


'번지수'를 잘못 찾아 메시지를 보낸 경우도 흔하다. 엉뚱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들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중근(35·경북 포항시 대잠동)씨
대학 다닐 때 학과 대표 선거에 2명이 출마했습니다. 투표가 끝나고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후보가 떨어지는 걸 보고 친구에게 'ㅋㅋㅋㅋㅋ'라고 보낸다는 걸 그만 당사자에게 보내고 말았죠. 인생에서 딱 30초만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교사 김모(32·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씨
동료 선생님들과 진하게 회식을 즐긴 뒤 그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단체 채팅방에 올렸는데 알고 보니 학생들과 함께 있는 방이었습니다. 술 마셔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사진이나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진도 있었는데 정말 깜짝 놀랬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들은 웃어 넘길 만한 일들이다.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들도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학생 276명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성관계 동영상이 유출된 일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한국항공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지난 5월 9일 "항공운항학과 276명 학생이 모인 단톡방에 21초 분량의 남녀 성관계 동영상이 올라왔다"는 글이 게재됐다. 영상을 유출한 A씨는 "당사자에게 보내려던 영상을 실수로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고 했다.

가상통화대책 보도자료 사전유출 흐름도.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정부의 암호화폐 대책에 대한 보도자료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외부로 유출된 사건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지난해 12월 13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통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관련 보도자료를 이날 오후 2시36분쯤 전자우편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이보다 한참 앞선 오전 11시57분 암호화폐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책회의 보도자료 초안을 찍은 사진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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