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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어디서 왔소?'

[LA중앙일보] 발행 2008/07/18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8/07/17 20:59

모니카 류/카이저 병원 방사선 암전문의

얼마 전 작은 딸과 그 애의 견공 두 마리와 함께 동네를 산책했다. 몇 블록을 걷다보니 잘 알려진 병원까지 가게 되었다. 마침 몇 명의 젊은 의사들이 늦게 일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었다. 문득 처음 미국와서 시작했던 수련의 시절이 떠올랐다.

전문 의사 수련기간은 7월 초에 시작해서 다음 해 6월 말로 한 해를 마감한다. 6월 말 7월 초가 되면 많은 젊은 의사들이 수련과정을 마치고 전문의사로서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또는 수련과정을 시작하기위해 많이 새로운 곳으로 이동한다.

나와 같이 외국에서 의과대학을 끝낸 사람은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머나 먼 타국에서 새로운 삶의 과정을 시작하러 외지에 온다. 두려움과 설레임이 클 수 밖에 없다.

타국에서 전문인으로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가난한 나라 한국 출신'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던 당시의 어려웠던 삶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그 때만 해도 많은 미국인들은 한국을 몰랐고 한국을 아는 사람들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쟁 때의 참담했던 상황을 한 두 마디로 들려주는 할아버지들의 기억이 아름답지 않았으므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러한 경험은 동양인인 나만의 것은 아니었나 보다. 수련과정을 끝내고 전문의로 일을 시작했을 때 히스패닉계의 한 젊은 여성이 'Triple Minority'라는 제목으로 의학 잡지에 글을 쓴 적이 있다. 소수그룹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아픔에 대한 글이었다. 그녀가 지적한 '세 가지'는 백인이 아닌 점 여성인 점 그리고 젊음이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의료계통의 주류는 지금보다 더 많이 백인 남성이 차지하고 있었던 때였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선생님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였다.

"글쎄요. 어디서 온 것 같습니까?" "생긴 모습으로 태국인 같기도 하고." 실상 일본이 소니회사로 세상을 놀라게 하던 시절에는 나를 일본사람으로 보기도 했고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며 외교를 재개할 때는 중국계로 본 적도 많다. 환자의 질문에 한번은 내가 하늘을 가리키며 "저기서 왔답니다!"하고 웃으며 대답했더니 "그렇군요! 나도 거기서 온 것 같아요 우리는 같은 곳에서 왔네요!"라며 함께 웃은 적도 있다.

이민법이 변할 때마다 전문직의 이민자들에 대한 규정이 완화 또는 강화되어 왔다. 이에 따라 알게 모르게 의료업계에서 종사하는 타인종들도 영향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2006년 통계를 보면 90만 명이 약간 넘는 미국의 의사 중 약 25%가 외국 의과대 출신이다. 그 중에서 인도가 1위(20%)이고 한국(2%)은 9위다. 숫적으로 비중이 커지면서 미국인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 의대출신의 의사들을 FMG (Foreign Medical Graduate)라 불렀다. 말그대로 '외국 출신 의사'다. 그러다가 지금은 IMG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라 부른다. '외국인'에서 '국제적 수준'으로 격상된 셈이다. 그만큼 미국 의료업계에서 타국 출신 의사들을 '우호적'으로 봄을 뜻한다.

한가지 여기서 짚고 갈 것은 외국 의과대학 출신을 받아들이는 현재의 시스템은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미국내 의과대 입학이 힘들어 외국 의대에서 공부한 후 다시 미국으로 오는 미국인들을 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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