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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지 인사이드] 자녀 대학진학과 빈둥지신드롬

김태현 교수 / 캘스테이트노스리지 언론학
김태현 교수 / 캘스테이트노스리지 언론학 

[LA중앙일보] 발행 2018/09/10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9/09 12:43

지난 8월 조카의 대학 입학행사(Convocation)에 참석했다. 여름 아침의 눈부신 햇살이 학교 잔디밭에 깔끔하게 정렬해 놓은 하얀색 의자들 위에 내리쬐었고 행사장 한가운데 설치해 놓은 단상 위에는 넓적한 베레모와 중세유럽에서나 입었을 법한 울긋불긋한 수를 놓은 가운을 입은 교수들이 점잖게 앉아 있었다.

학교 악대가 연주하는 힘찬 행진곡이 울려퍼지자 검은색 가운을 입은 신입생들이 자기 학과 깃발을 따라서 절도있게 입장하였다. 그들의 얼굴엔 앞으로 시작될 신나는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와 흥분에 함박 웃음이 떠날 새가 없었다.

그 감동적인 아침에 신입생들 못지 않게 흥분과 감격에 가슴이 벅차올랐던 사람들은 뒤편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학부모들이었다.

금지옥엽 귀하게 키운 자식이 의젓한 대학생이 되어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님들의 얼굴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참석한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의 대학진학이라는 중대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보람과 안도감을 만끽하고 있었지만 아마도 그중에는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못해 비싼 학원이나 예체능 활동 등을 뒷받침해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한 마음을 느끼고 있는 부모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한가지 분명한 건 앞으로 자녀의 대학 생활에서는 부모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부분보다 훨씬 많다는 새로운 현실이다. 이는 어쩌면 칼릴 지브란이 '예언자'라는 책에서 말했던 그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대의 아이들은 그대의 아이들이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에게는 자기만의 사고가 있으므로. 그대의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을 줄 수 있으나 영혼까지 가두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의 영혼은 그대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에서조차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새 가방과 새 신발 사이즈가 정확하게 맞는 침대커버 탁상 스탠드 램프 비상구급약세트 등등 여름내내 돌아다니며 요모조모 완벽한 "케어패키지"를 준비해 주긴 했지만 그래도 평생을 한 집에서 생활하던 아이를 기숙사에 떼어놓고 돌아서는 부모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집에 돌아와 아이의 방 앞을 지날 때마다 옛날 생각에 눈물이 핑 돌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새로운 현실에 익숙해져야할 때다. 왜냐하면 당신의 자녀는 이제 "그대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에서조차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으로 떠나갔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이 자녀에겐 한평생 손꼽아 기다려왔던 자유와 낭만의 시간이고 또 앞으로 인생에 오래오래 남을 귀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자녀가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한 필요한 준비는 이미 다 끝났다. 아니 꼭 그렇게 믿고 있다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만약 아직도 매일 부모님이 전화를 걸어 시시콜콜한 잔소리를 하고 지나치게 노파심을 보인다면 자녀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의심이 들어 실패할 것 같고 누군가에 의지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할 것이다.

칼릴 지브란은 아이들은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고 말했다. 보통 부부들의 결혼생활의 3분의 2의 시간은 자녀교육에 사용하게 되고 결국 나머지 3분의 1의 결혼생활만이 부부들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고 한다. 이제 학부모님들은 '빈둥지신드롬'에 걸려 슬프고 우울해 하지 말고 이제부터의 결혼생활을 그동안 못했던 부부 사이의 추억만들기를 위해 사용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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