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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일상의 평온함이 깨지는 순간, 색다른 즐거움이 펼쳐진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9 23:54

등에선 식은땀이 주룩 흐르고,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이 저도 몰래 떨리면서도 끝끝내 마지막 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책, 바로 추리·호러소설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추리소설이나 호러소설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죠. 올여름 역시 폭염에 들어선 7월 추리소설 판매량은 6월 대비 약 2배 늘었고, 8월까지도 그 기세가 이어졌어요. 소년중앙 역시 지난해에 이어 제4회 소년중앙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을 열었죠. 사람들은 왜 추리·호러소설을 찾는 걸까요. 그 매력적인 세계를 살펴봤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김현정 기자·중앙포토·게티이미지뱅크, 참고도서=『셜록 홈즈의 세계』(황금가지)·『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미스터리·호러』(북바이북)·『추리소설의 세계』(살림)·『탐정사전』(프로파간다)·『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현대문학), 도움말=유수영 미스터리 유니온 대표·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범인은 이 안에 있어”라고 탐정이 선언하는 순간의 쾌감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1841년이라고 얘기합니다. 작가 에드거 앨런 포가 최초의 추리소설로 꼽히는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을 발표한 때죠. 이 소설에서 그는 현실에 없었던 탐정이란 직업을 탄생시켰어요. 주위의 모든 사물을 꼼꼼히 관찰해서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오귀스트 뒤팽은 이후 추리소설에 나타나는 사립탐정의 모델이 됩니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1인칭 관찰자 ‘나’가 화자예요. ‘나’는 뒤팽의 친구이자 조력자로 뒤팽이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추론 과정을 관찰하고 이야기하죠. 이로써 탐정의 활약상은 더욱 실감나게 전해집니다. 이런 특징과 함께 수수께끼를 던지고 독자가 직접풀 수 있도록 단서를 주는 기법을 사용하며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의 정석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아요.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첫 작품인 『주홍색 연구』가 게재된 '비튼의 크리스마스 연감'.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유수영 대표는 “전통적인 탐정의 특징은 호기심과 관찰력, 상상력”이라고 설명했죠. “호기심을 갖고 관찰만 해서는 이야기가 안 돼요. 이런 재료들을 가지고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 논리적 가설을 세우려면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한 적 있을 거예요.”
뛰어난 관찰력과 논리적인 상상력을 지닌 탐정과, 그의 친구이자 조력자이면서 이야기의 화자의 조합,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콤비가 있을 겁니다. 바로 셜록 홈스와 존 왓슨이죠.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 친구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셜록 홈스는 1887년 『주홍색 연구』로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립니다.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은 1887년 11월 ‘비튼의 크리스마스 연감’에 실린 이 소설 이후 1927년까지 40년 동안 장편 4편, 단편 56편 등 60편의 홈스 시리즈를 발표했죠.

코난 도일은 1891년부터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한 셜록 홈스 시리즈에는 시드니 패짓이 일러스트가 함께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조선 말~일제 강점기였는데요. 유 대표는 “셜록 홈스 이야기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던 때”라며 “셜로키언(셜록 홈스의 팬을 지칭하는 말)들에 의해 홈스가 사라졌을 당시를 배경으로 한국에 왔다든지, 영국에 가서 (홈스를) 만났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어요. 셜록 홈스는 1891년 6월부터 1년간 연재된 『셜록 홈스의 모험』의 12번째 이야기인 ‘마지막 사건’에서 죽는 것으로 묘사됐는데요.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수많은 팬들에 힘입어 1903년 발표한 ‘빈집의 모험’에서 실종 상태를 끝내고 탐정 활동을 재개합니다.
셜록 홈스는 옷의 닳은 부분이나, 착용한 장신구, 구두에 묻은 흙만 보고도 그가 어떤 사람이며 어디에 갔다 왔는지 알아내죠. 작은 단서에서 수많은 증거들을 찾아내는 놀라운 관찰력을 무기로 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범죄의 트릭을 밝혀냅니다. 홈스만큼 유명한 직업 탐정으로 에르큘 포와로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돋보기를 들고 바닥을 기어 다니며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경멸’한다고 말하지만 치밀한 조사와 인터뷰, 논리적 접근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정석적인 탐정의 모습을 보여주죠.

애거서 크리스티가 탄생시킨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운데)가 활약하는 영화 '나일살인사건'(1978).

포와로가 첫 등장한 『스타일스 저택의 죽음』(1920년)은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등단 작품이기도 합니다. 크리스티는 이후 56년에 걸쳐 장편 66권과 단편집 22권 등을 발표하며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죠. 그가 창조한 또 다른 탐정인 제인 마플(미스 마플)은 무려 할머니 탐정인데요.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살며 취미인 뜨개질을 하면서 사람들이 가져오는 사건 이야기를 듣고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와 연관 지어 실마리를 찾아내죠. 마치 빅데이터를 지닌 인공지능처럼요.
끔찍하고 어려운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어 악을 응징하는 과정은 긴장감과 함께 즐거움도 주는데요. 이는 추리소설을 보는 이유기도 합니다. 유 대표는 “복잡하거나 기이한,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고, 또 함께 수수께끼를 풀며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지적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어요. “고전 추리소설과 달리 탐정이 나오지 않는 추리소설도 많고, 요즘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추리소설도 나오는 등 취향에 맞게 다양한 재미를 찾아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죠.

BBC 드라마 '미스 마플'은 시골 마을에 사는 할머니 탐정 제인 마플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추리소설을 갖춘 미스터리 유니온(서울 서대문구)에는 청소년들도 찾아옵니다. 초등학생은 보통 가족과 함께, 중학생 이상은 친구들끼리 혹은 독서모임 등 선생님과 오기도 해요. 마침 중학생 두 명이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왔죠. “학교 도서관에서 추리소설을 읽고 관심이 생겨서 다른 책들을 찾아보는 중”이라는 정민주(서울 하계중 3) 학생은 서가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발견하자 “요새 좋아하는 작가”라며 눈을 빛냈죠. 황다정(서울 하계중 3) 학생은 “코난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가끔 추리소설도 찾아본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유 대표는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청소년은 일본 추리소설을 친숙하게 느낀다”고 설명했어요. “일본 추리소설은 심하게 잔인한 묘사도 없고 일상 속 기이한 사건을 다루는 편이라 청소년이 보기에 좋아요.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엘러리 퀸 등의 고전 미스터리 역시 과도한 장면 묘사 없이 사건과 풀이 위주라 과정을 즐기기 좋죠.”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에는 초·중학생도 찾아온다.

추리소설은 영어로 미스터리(mistery)라고 하는데요. 이는 신비를 뜻합니다. 추리소설에서의 신비는 수수께끼를 일컫죠. 신비는 공포, 즉 호러와도 연결되는데요.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은 “모르는 대상, 즉 미지를 파고들어 탐구하고 해명하는 것이 추리소설, 미지의 신비를 그대로 두고 그 무서움을 표현하는 것이 호러소설”이라며 “바라보는 방향성이 다르다”고 설명했죠.
호러소설에서도 포의 이름은 빠지지 않습니다. “현실을 예리하게 반영하는 공포 없이 글 자체만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란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 그는 익숙한 일상이 변모하는 모습과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냈는데요. 음울한 저택에서 일어나는 파멸을 그린 단편소설 ‘어셔가의 몰락’(1839년), 영국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한 ‘윌리엄 윌슨’(1839년) 등을 보면 여러 상황에서 인간이 느끼는 공포와 심리 상태가 탁월하게 묘사되죠. 피가 튀거나 괴물이 나오지 않아도 서늘한 공포를 전달합니다.

추리·호러소설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세 사람의 작가. 왼쪽부터 20세기 호러소설의 제왕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추리소설의 정석을 만든 에드거 앨런 포, 셜록 홈스의 창조자 아서 코난 도일.

포를 계승해 초기 호러소설을 정착시킨 작가로 평가받는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는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감정은 공포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것이 바로 미지에 대한 공포”라고 정의했죠. 그는 호러소설 전반에 대해 분석한 에세이 『공포 문학의 매혹』에서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요. 러브크래프트가 그리는 인간의 어떤 행동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외부 존재, 혹은 우주의 암흑은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것이기에 더욱 두렵습니다. 전 관장은 “미지의 세계는 낯설고 알지 못하는 그 자체로 무섭고, 이를 파고드는 것 또한 공포”라며 “헨젤과 그레텔 같은 동화나 오래된 설화에서도 호러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러브크래프트는 단편소설인 ‘크툴루의 부름’(1926년)에서 “우주의 순환 속에서 인류와 그들이 사는 세상은 일시적인 사건에 불과하며, 인류가 둔감한 낙관주의에서 벗어나 지금도 살아있는 기이한 존재들을 똑바로 인식한다면 피가 얼어붙는 공포에 직면하리라”며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공포의 실체”를 그렸죠. 뿐만 아니라 ‘금단의 저택’(1924년)에 스며든 기묘한 존재를 파헤치거나, ‘냉기’(1926) 어린 하숙집의 비밀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호러도 선보였어요.
현대 호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도 꼽히는 러브크래프트는 독특한 주제와 분위기, 이미지로 크툴루 신화를 비롯한 다양한 창조물을 선보였는데요. 이는 지금까지도 영화·게임·캐릭터 등 여러 분야에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평온함을 깨트리는 기괴한 이야기는 어둠을 비롯한 자연과 초자연적 존재, 인간의 내면에서 먼 우주까지 넘나들며 진화 중입니다.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는 한 추리·호러소설을 읽는 즐거움도 계속되겠지요.

소중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추리·호러소설
셜록 홈스의 모험
셜록 홈스의 모험
셜록 홈스의 실패를 기록한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과 영국 전체의 스캔들이 될 뻔한 ‘녹주석 보관’ 등 1891년 6월부터 1892년 7월까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한 12편의 단편 모음집. 탁월한 묘사와 명확한 산문체로 탐정 기술뿐 아니라 범죄사에 대한 지식까지 동원하는 셜록 홈스의 모험을 그렸다. 당시 홈스의 인기로 매거진은 20만 부 이상 판매 부수가 늘었으며 코난 도일 역시 엄청난 원고료를 받았다.





빙과
빙과
고등학교의 특별 활동 동아리인 고전부 학생들이 일상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학원 청춘 미스터리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로 33년 전의 문집 ‘빙과’에 얽힌 사건을 밝히는 내용이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 데뷔작이자 애니메이션 ‘빙과’의 원작 소설이다. “모든 청춘이 장밋빛인 것만이 아니라 회색일 수도 있다”며 청춘의 어두운 면을 함께 그려내며, 추리의 내용이 어렵지 않게 묘사돼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열혈 초등학교 선생님 다케우치 시노부가 장난꾸러기 제자들과 팀을 이뤄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이야기. 수사 드라마의 광팬으로 호기심이 많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녀는 제자들과 함께 가는 곳마다 사건과 맞닥뜨리지만 천부적인 추리력과 행동력으로 사건을 해결해간다. 범죄가 일어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는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도 준다.






구스범스 시리즈
구스범스 시리즈
세계적인 어린이 책 작가 R L 스타인이 “어린이에게 오싹함을 선물”하고 싶어 선보인 시리즈. 1992년 첫 출간된 구스범스 시리즈는 저주인형이나 죽지 않는 악마가면, 늑대인간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초자연적 존재들을 통해 공포를 선보인다. 어린이가 뽑은 가장 재미있는 책에 수여하는 ‘니켈로디온 상’을 3번 받았으며 2001·2003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 책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지난여름 시리즈 32권인 미라의 부활이 국내 출판됐다.





공포버스 시리즈
공포버스 시리즈
밤마다 나도 모르게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저주 받은 그림을 보게 된다면? 온노발과 함께하는 공포버스 여행에선 여러 가지 끔찍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작가 파울 반 룬의 풍부한 상상력과 빠른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구성된 완성도 높은 이야기는 공포버스에 탄 어린이들을 오싹한 판타지 속으로 초대한다. 네덜란드에서 아동 문학상을 9번 수상하고 100만 부 이상 판매됐으며, 영화 ‘공포버스’는 국제 어린이영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소년중앙 제4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자를 소개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W 셸리는 “나를 무섭게 만드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 또한 무섭게 만들 것이다. 나는 그저 한밤중 베개 위에 출몰한 이 환영을 글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요. 소년중앙 제4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선보였을까요. 우수작으로 선정된 세 사람의 작품 소개와 수상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심사위원=이규승 온우주 출판사 대표·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 관장
*작가 이름 가나다순(심사위원 총평 등 자세한 이야기는 소년중앙 홈페이지(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호접지몽- 이수현(대구 송현여중 3)

이수현

줄거리: 자다 깬 ‘나’는 어둠 속에서 귀신을 마주친다. 소름 끼치도록 사실적이지만, 현실에 귀신이 있을 리 없으니 악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수상 소감: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글을 써 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고,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되었죠. 소년중앙 호러·추리 단편 공모전을 알고 많이 고민했어요. 사실 저는 공포영화도 못 보고, 놀이공원에선 귀신의 집 근처에도 가지 않을 정도로 겁이 많거든요. 접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장르라 실패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당락과 관계없이 제가 쓰는 글의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큰맘 먹고 도전했어요. 쓰는 동안에도 어떻게 하면 내가 전달하고 싶은 분위기와 메시지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그런 노력의 결과가 예상보다 좋아서 정말 뿌듯하고, 부족한 글이었지만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번 공모전을 기회로 더 많은 분야의 글에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심사평: 꿈인지 현실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느낌 속에서 귀신에 쫓기는 공포와 아픔이 잘 연출되었습니다. 특히 어둠 속에서 귀신이 드러나는 모습은 정말로 눈앞에 그 존재가 나타난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귀신인지, 사람인지, 그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몽롱한 정신 속에 가위눌림의 악몽일 수도, 아니면 진짜 귀신에게 습격당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모호한 구성이 흥미를 더하며 끝나지 않는 공포의 여운을 지속시켜주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전홍식
귀신에 대한 공포를 조곤조곤 풀어나가 응모작 중 눈에 띄게 정돈된 글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헛것을 보거나 꿈속에서 귀신을 보는 흔한 경우에서 출발하여 독자가 주인공에게 이입하기 쉬웠죠. 또 귀신을 믿지 않음에도 공포를 벗어나기는커녕 깊이 빠져들게 된 과정을 보여주어 흥미를 불러일으키네요. 다만 공포를 물리적 상해에 대한 고통이 점점 커지는 데 의존한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주인공이 개인적으로 남들보다 두려워하는 사물이나 사건을 제시하여 연결지었다면 더 공감 가는 호러가 될 겁니다. -이규승

숨겨진 달의 밤- 이은용(대전 관저중 2)

이은용

줄거리: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여자는 남자 친구인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물건을 정리하다 나온 다이어리에는 ‘여자 친구는 교통사고, 그의 죽음을 사고사로 위장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의 쌍둥이가 일을 저지른 걸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여자는 무사할 수 있을까.

수상 소감: 평소에도 다양한 추리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기회에 직접 추리소설을 써 보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이 쓰면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뿐만 아니라 수상까지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사평: 세 인물의 관계 속에 미스터리를 숨기고 이를 복잡하게 엮어냈네요. 독자의 예상을 빗나가기 위해 여러 번 반전을 넣어보려 한 점이 눈에 띕니다. 비록 사건을 엮어주는 장치들은 다소 허술하지만 모든 인물과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게끔 만들어보려 한 시도가 좋습니다. 영상의 형태로 드라마를 상상하고 시간의 순서를 번갈아 제시하여 흥미를 주는 소설이에요. 그러나 각 장면을 생생히 그려내 보여줘야 할 단어가 많이 부족하고, 맞춤법이 심하게 틀리는 것은 꼭 고쳐나가야 할 지점입니다. -이규승

고양이- 이은호(서울 동성고 3)

이은호(서울 동성고 3)

줄거리: ‘나’는 어릴 적 고양이를 따라가다 길을 잃은 적 있을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어머니는 절대로 고양이를 따라가면 안 된다고 당부하고, 이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울면서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소녀를 만난다.

수상 소감: 사실 공모전에서 수상하게 됐다는 것이 아직도 잘 믿기지 않습니다. 수상 메시지를 보고 놀라서 핸드폰을 부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될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에 쫓겨서 좀 더 완성도 있게 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네요. 후에 이보다 더 좋고, 더 재미있는 글들을 많이 써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나 부족한 저를 늘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고양이는 예로부터 신성한 존재인 동시에 사악한 존재로서 양면성을 갖고 있었다고 하죠. 이 작품, ‘고양이’는 그러한 고양이의 존재를 두려워하면서도 매료되는 주인공의 감정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이야기했듯, 판타지 같은 황당한 설정이지만 도시 전설을 넘어서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잘 전해주고 있으며, 밤에 고양이를 마주쳤을 때 쭈뼛하는 느낌이 들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어법에 맞지 않는 단어가 조금 아쉽네요. -전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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