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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여행…통일 길목에서 평화로운 가을 맞을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09:02

금강산 잡힐 듯, 고성 통일전망대
DMZ에 간직된 태곳적 풍경 두타연
철원 노동당사에 매일 밤 야경쇼가
가까이 북녘 마주하는 강화평화전망대

오는 18일 평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역사적인 남과 북의 만남을 앞두고 모두의 눈이 북으로 향하는 이때, 우리가 갈 수 있는 최북단의 땅 DMZ로 여행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분단국가의 상흔이 새겨진 장소에서 이 땅의 영구적인 평화를 염원하며 가을날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전쟁’을 넘어서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DMZ 여행 명소 4곳을 추천했다.

노동당사에서 발해를 꿈꾸다

강원도 철원에 뼈대만 남아 있는 노동당사. [중앙포토]

2018년 대한민국을 관통한 키워드는 ‘평화’다. 남북 정상이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은 온 국민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했다. 그 역사적인 자리에 노래 한 곡이 있었다. 환송 행사를 위해 남북 정상 내외가 평화의집을 나설 때 흘러나온 곡, ‘발해를 꿈꾸며’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4년 발표한 노래는 강원도 철원 노동당사(등록문화재 22호)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아 일반인 출입이 제한됐었던 노동당사는 지난 2000년 민통선이 북상하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는 평화 여행지로 거듭났다.
노동당사는 철원이 북한 땅이던 1946년, 조선노동당이 철원군 당사로 지었다. 소련 건축양식을 따라 길쭉한 아치문을 단 노동당사는 3층 건물로 위용을 자랑했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며 건물에 선명하게 탱크와 포탄 자국이 새겨졌고, 지금은 외벽만 간신히 남게 됐다.
노동당사는 해가 진 뒤 방문하면 더 특별한데,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조명을 밝히기 때문이다. 민통선에 인접한 곳이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빛 공해가 상대적으로 덜해서 노동당사의 야경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망원경 없이 마주하는 북쪽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의 모습. [중앙포토]

강화평화전망대는 강화도 최북단인 인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지역에 세워졌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줄기가 서해와 만나는 강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다. 물길의 너비는 불과 2~3㎞ 안팎이다. 헤엄쳐 건널 수 있을 만큼 가깝지만, 이곳 수역은 아무도 다가갈 수 없는 육지의 비무장지대(DMZ)와 같다. 이런 까닭인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어선 한 척 눈에 띄지 않는다.
삭막한 분위기 가득한 이곳에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흐른다. 수십 년 동안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말을 쏟아내던 대남·대북 방송이 2018 남북정상회담 이후 자취를 감췄다. 확성기 장비가 모두 철거되고, 고요하게 흐르는 물길만이 다가오는 평화의 시대를 실감하게 한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과 북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맑은 날엔 북한 송악산과 개풍군 들판, 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 망원경 없이도 선명히 보인다. 때때로 들판에서 농사짓는 북한 주민도 눈에 띈다. 송악산은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가 있는 명소이며, 개풍군은 북한의 곡창지대로 꼽힌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는 북한 땅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 정각에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변 지역을 설명하고 장소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해 관람 시간이 더욱 풍부해진다.

손에 잡힐 듯한 금강산

금강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고성 통일전망대 [사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는 1984년 분단의 아픔과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금강산과 가까운 현내면 마차진리에 설치됐다. 휴전선의 동쪽 끝이자,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 10km 지점이다. 과거에는 금강산 관광을 위해 관광객이 지나다녔고, 올해는 이산가족이 이곳을 통과해 금강산으로 가족을 상봉하러 갔다.
통일전망대에 오르면 한국군과 북한군 초소가 대치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불과 600m도 안 되는 거리다. 남과 북이 철책으로 갈라선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풍경이다.
가슴 아픈 풍경만 있는 건 아니다. 시선을 돌려 해안선을 따라가면 시리도록 아름다운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강산 1만 2000봉우리 가운데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구선봉과 ‘바다의 금강’이라는 해금강이다. 해마다 약 50만 명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금강산과 해금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북녘을 바라보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통일전망대로 가려면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출입 신고서에 탑승자와 차량 정보를 기재하고 입장료(3000원)를 지불하면 출입증을 준다.

전쟁이 남긴 비경

민통선 북방 열목어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양구 두타연. [사진 환경부]

강원도 양구를 대표하는 DMZ 여행지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깊고 푸른 소(沼)를 이룬 두타연이다. 지난 2004년 50여 년 만에 민간인에게 개방됐다. 처음에는 엄격하게 출입 인원을 통제했지만, 지금은 당일 신청하면 두타연을 구경할 수 있다. 양구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출입 신청을 하거나, 여행 당일 이목정안내소나 비득안내소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두타연에서는 내금강에서 발원한 천이 바위를 만나 굽이굽이 휘감아 돌다가 높이 10m 폭포로 떨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맑고 시원한 물에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 열목어가 살고 있어, 입구에 열목어 조형물을 세웠다. 두타연 주위로 생태 탐방로와 조각 공원이 조성되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산양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두타연에서 한 시간(3.6㎞)쯤 걸으면 옛 국도 31호선의 종점에 이른다. ‘금강산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 뒤로 굳게 닫힌 철문이 가로막는다. 여기서 내금강까지 32㎞에 불과하다. 통일된다면, 바로 금강산 트레킹의 출발점이 될지도 모를 장소다. 새 소리를 벗 삼아 평화로운 걷기 여행을 즐겨 보자.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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