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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비서실장, 정국 고비때마다 페북 정치 눈길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14:02

“꽃할배가 되어 달라”, “딸이든 아들이든 건강하게 나와다오”


임종석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정치분야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종종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은 청와대에 들어온 뒤 페이스북 등을 거의 쓰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11일에도 글을 올렸다. 전날 남북정상회담에 국회 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한다는 공개 브리핑 직후 의장단과 야당의 거부 의사를 확인한 뒤였다.

임 실장은 “저는 좀 일찍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런 뒤 “국회에서 놀란 사실 중 하나는 중진들의 힘이었다”며 “조정과 타협을 통해 나눌 건 나누고 합할 건 합해내는 능력인데,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에서 그런 중진 정치가 사라지고 이젠 좀처럼 힘을 합하는 장면을 보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가 말한 ‘중진’은 올드보이로 불린 5당 대표다. 임 실장은 그들을 ‘꽃할배’라고 했다.

임 실장은 “우연인지 몰라도 주요 정당 대표 분들이 우리 정치의 원로급 중진들”이라며 “저는 이분들의 복귀 목표가 ‘권토중래’가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면 한다.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고 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명을 차용했지만, 청와대 오전 회의에 참석한 임 실장의 표정은 어두웠다고 한다. 임 실장 주변에선 “후배 정치인이자 비서실장으로서 올린 작심발언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최영애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 실장은 4ㆍ27 남북 정상회담 당일엔 “대통령님 잘 모시고, 잘 하고 오겠다”며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지만, 날씨만큼이나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라고 적었다. 5월 26일 비공개로 진행됐던 2차 남북정상회담때는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들이 녹록치 않지만, 남북의 정상이 평범한 일상처럼 쉽게 만나고 대화하는 모습이 우리 국민들께는 편안함을, 그리고 세계인들에게는 안정감을 전달하면 좋겠다”고 썼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리자 “딸 아이 태어나던 날, 분만실 앞에 서성이던 심정”이라며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다. 건강하게 큰 소리로 울며 세상에 나와다오”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ㆍ미 관계는 오히려 경색됐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돌파구 마련을 위한 대북 특사단을 파견했다. 그러자 임 실장은 페이스북에 “냉엄한 외교 현실의 세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인내와 동의없이 시대사적 전환을 이룬다는 건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며 “하지만 지난 1년여, 결국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임을 새삼 깨우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광복절 다음날인 8월 16일에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 전광판에 표시된 태극기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군사협력 관련 비공개 양해각서 체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본인으로, 직접 특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평양정상회담 준비위원회 1차 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SNS는 아니지만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했을 때도 임 실장이 나섰다. 그는 지난 7월 1일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가 논란이 되자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가을에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일을 해달라.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메시지를 공개토록 했다. 이처럼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권력의 핵심부에 있으면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건 그 자체가 고도의 정치 행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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