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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처녀가…" 원룸 주인 갑질에 뿔난 경북대 학생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19:26


경북대 인근 원룸 주인 갑질 조사. [사진 경북대학교 기숙사원안추진본부 페이스북]

"합법적으로 방을 임대했지만 사사건건 방에 누가 오는지 참견했습니다. (원룸 주인이) 몰카로 네가 언제 들어오는지 다 볼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대구 북구 산격동 14XX번지 원룸에 살았던 학생)

경북대 학생들이 뿔났다. 학교 인근 원룸 주인들의 '갑질' 때문이다. 학생들은 갑질 사례를 모아 대응에 나섰다. 경북대 기숙사원안추진본부는 12일 "거주자 동의 없는 가택출입, 부실공사 책임 전가 등 원룸 주인들의 갑질 사례를 온라인으로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졸업생들도 동참 중이다. 경북대 11학번 김모(26·여)씨는 "집 전체에 곰팡이가 펴서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주인은 '너가 습하게 살아서 그렇다'고 했다. 취직 돼 그 집에서 나올 때쯤 부동산으로부터 옥상에 물탱크가 터져서 그렇다는 말을 들었을 때 황당했다"고 했다.

경북대 인근 원룸 주인 갑질 조사 사례. [사진 경북대학교 기숙사원안추진본부 페이스북]


설문조사에서는 원룸 주인의 부당 행위와 원룸 이름, 주소까지 적는다. 현재까지 23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기숙사원안추진본부는 “332명의 학생들이 원룸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그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학교가 원룸 주인의 손을 들어줬으니 우리의 권리는 스스로 수호하겠다”고 했다.

332명은 왜 원룸으로 내몰리는 걸까. 경북대는 지난해 7월부터 교내 8511m² 면적에 2차 BTL(임대형 민간투자사업) 생활관을 짓고 있다. 기숙사 부족때문이다. 경북대 학부 재학생은 2만2890명(4월 1일 기준)이지만 전체 기숙사 수용 인원은 4100명 정도로 수용률이 18.6%에 불과하다. 교육부 권고 기준인 25%에도 못 미친다. 신축 기숙사가 내년 7월 완공되면 학생 1209명(608실)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


경북대에 걸린 현수막. [사진 경북대학교 학생회 페이스북]

인근 원룸 주인들은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도 원룸 공실이 4000여 개인데 6000개로 늘어난다”는 이유다. 원룸 주인 등으로 구성된 기숙사 건립 반대 대책위원회는 올 4월 집회를 열었다. 드러누운 채 공사 차량 진입을 막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이후 기숙사 공사는 공정률 30%에서 3개월 이상 중단된 상태다.

학교는 '쉬운 협상'을 시작했다. 학생들의 의견은 배제한 채 원룸 주인들과 수용인원을 감축하겠다고 구두로 협의한 것이다. 경북대는 지난달 21일 기숙사 건립 반대 대책위와 2차 BTL 기숙사 100명, 기존 기숙사 232명을 포함해 332명의 기숙사 수용 인원을 감축키로 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기존기숙사의 경우 학생들의 취향을 반영해 4인실을 2인실 등으로 줄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에 걸린 현수막. [사진 경북대학교 학생회 페이스북]


경북대 곳곳에는 현재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으데 학교 일에 임대업자가 껴드나?"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북대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도 항의성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한 졸업생은 "우리 후배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부만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월 30만~40만원의 고정 지출이 수입이라곤 과외, 알바뿐인 학생들에게 가벼운 돈인가요?"라고 되물었다.

학생회는 교육부에 민원을 넣어 항의했다. 교육부 교육시설과 관계자는 지난 4일 "학교가 임대업자와 구두로 협의한 바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사업 변경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대학생들의 주거안정 및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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