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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땐 ‘아리랑’ … 이번엔 ‘빛나는 조국’ 볼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2 08:43

정부, 평양회담 닷새 앞 긴장
실무협의 늦어져 일정 미확정
‘조국=북한’ 뜻하는 표현
국내 일각 반발 부를까 우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18~20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회담 준비팀이 남북 실무협의를 앞두고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통일부 등 당국이 긴장하는 건 정상회담 일정 협의와 방북 기간에서 ‘뇌관’이 등장할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평양 회담은 처음이라 청와대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정이나 내용을 놓고 자칫하면 지뢰밭이 될 수도 있다.

당장 북한은 정상회담 대표단에게 지난 9일 개막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 관람을 권유할 가능성이 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때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공연 관람을 제안해 회담 이틀째인 10월 3일 노 전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함께 관람했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당시 인민군이 국군 군복을 입은 군인을 공격하는 장면이 담겨 있어 관람 불가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북측이 이 장면을 제외하고 공연해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청와대는 사전에 공연 영상과 사진을 입수해 철저히 검토했다고 한다. 이를 본 노 전 대통령도 관람을 직접 결정했다고 한다.


북한은 올해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대집단체조·예술공연에 드론(무인기)을 동원하고, 각종 레이저쇼를 포함해 과거에 비해 더욱 화려해진 공연을 했다. 북한은 올해엔 공연 제목을 ‘빛나는 조국’으로 정했는데, 북한 주민들은 ‘조국’을 북한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국’을 놓고 국내 일각에서 반감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의 참배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은 외빈이 올 경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필수 코스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국민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금하고 있다. 북한 체제 우상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2000년 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참배를 요구해 한때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예외’로 하라는 지시에 따라 넘어갔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북한 설득을 위해 방북을 추진했을 때는 북한이 다시 참배를 요구해 방북이 무산됐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김 전 대통령이 방북하지 말라는 메시지였다”며 “하지만 최근 북한은 상당히 유연해진 모습이고, 김 위원장이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고 있어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평양 현지에서 대통령 일정을 줄이거나 늘리는 식의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당국의 숨은 고민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첫 남북 정상회담 때는 김 전 대통령이 이산가족 문제를 꺼내자 “이럴 거면 돌아가시라”고 했다가 두 번째 정상회담에선 노 전 대통령에게 “하루 더 머물다 가시라”고 해 난처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번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놓고 우리 정부에 기대는 부분이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14일 개소=통일부는 12일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남북이 함께 연다고 밝혔다. 그간 연락사무소 개소에 부정적이던 미국 정부는 여전히 환영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 간 이견 해소가 과제다. 개소식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남북에서 각각 50∼60명가량이 참석한다.

남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무소 건물에서 함께 근무(남측 2층, 북측 4층)하며, 정상근무 시간 이외에는 전화 등 비상연락수단을 통해 연락하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측은 통일부 차관이, 북측은 조평통 부위원장이 겸직한다”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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