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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이민문학 자료 한 곳에 모으자

장소현 / 극작가·시인·미술평론가
장소현 / 극작가·시인·미술평론가  

[LA중앙일보] 발행 2018/09/14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9/13 19:37

이른바 이민문학 또는 미주한인문학의 시발점을 어디로 잡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다른 견해가 있다. 소박하지만 분명히 한글로 된 문학이 존재했던 초기 이민 사탕수수 시절로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문단이라는 개념으로 볼 때 아무래도 대량이민 이후인 70년대부터로 잡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편의상 1973년에 처음으로 발간된 시 동인지 '지평선'을 시발점으로 삼는다 치면 미주한인문학의 역사는 45년에 이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문인들이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해왔고, 책도 열심히 발간해왔다.

지난 45년 동안 과연 얼마나 많은 책이 발간되었을까? 자료정리를 위해 신문 문화 기사를 조사해보 니, 지난 1년간 발간된 한글 시집이 남가주에서만 10권이 넘는다. 시집 한 권에 평균 50수의 시가 실렸다고 치면, 1년에 500수의 새로운 시가 발표된 셈이다. 아직 시집으로 묶이지 못하고 문학잡지나 신문 등에 실린 작품까지 더하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어디 시집뿐인가, 소설집, 수필집, 동화집, 여행기, 자서전, 문학잡지, 동인지 등의 책을 합하면, 더구나 미주 전역을 모두 집계하면 참으로 대단한 양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몇 권이 발간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충실하게 자료를 모으고 갈무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기로는 그렇다. 혹시 자료를 빠짐없이 모으신 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그동안 발간된 책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곳도 없다. USC 한국학도서관이나 LA한국문화원 도서실, 피오피코 도서관, 김문희 시인이 운영하는 작가의 집 등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모든 도서를 빠짐없이 망라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연구가 불가능하다. 문학 연구는 기본이 되는 책이 있어야 읽어보고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데, 책이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으니….

한국에 '김달진 미술연구소'라는 곳이 있다. 미술계에서 '걸어 다니는 미술 사전'으로 유명한 김달진씨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45년간 수집한 미술관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기관이다.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말하자면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적 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셈인데, 한 개인이 하기에는 벅찬 작업을 해낸 셈이다.우리 미주 한인사회에도 이런 사람이 꼭 필요하다. 빠를수록 좋다, 이미 많이 늦기는 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저자들이 뜻을 모으는 길이다. 도서관처럼 믿을 만한 기관 한 곳을 정해놓고, 각자가 그동안 펴낸 책을 의무적으로 보내는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책을 내면 의례히 그곳으로 보내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자료가 있어야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 학자들이 자료수집까지 책임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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