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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세상이 뉴스에 비친 것만큼 나쁠까

최주미 / 디지털부 부장
최주미 / 디지털부 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8/09/1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9/13 19:38

뉴스 회사에 몸담고 있지만 이따금씩 세상 돌아가는 뉴스에서 벗어나 있고 싶을 때가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나라 이곳 저곳 총격에, 자살에, 엽기사고에, 불평등과 차별의 부당 사례가 널리고 쌓여 넘치게 등장한다. 놀라고 화내고 안타까움에 분개하는 것도 한두번이라 요즘엔 어지간한 사건에는 무표정 덤덤한 나 자신에 오히려 놀란다.

흉측하고 갑갑한 세상사 눈 돌리지 못하고 왜 지레 속 끓이나 하면서도 세상이 왜 이리 어지럽게 망가져가나 안타까운 심정이 자꾸 든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사실 세상은 원래 제 방식대로 잘 굴러가고 있는 건데, 기원전 1700년부터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버릇없는 '요즘 젊은이들' 을 낳고 낳으며 2018년까지 이어져오는 건데, 범죄와 악행으로 폭망할 것 같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오늘도 먹고 일하고 즐기고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데, 뉴스로 보이는 세상은 왜 점점 더 험악해지기만 할까.

어울려 사는 사회적인 동물, 인간의 삶에서 뉴스는 필수 요소다. 호기심의 욕구, 알고 싶고 알리고 싶은 정보 욕구가 만들어낸 필연의 산물이다.

뉴스의 태생적인 속성은 '놀라움' 이다. 독자를 놀라게 만드는 것이 뉴스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는 뉴스의 오래된 명제가 말하듯 일상적이지 않은 것, 상식에서 벗어난 것, 사건이 되고 사고가 될 때 비로소 뉴스일 수 있다. 독자들은 뉴스를 보고 들으며 놀라야 한다. 그 놀라움이 뉴스에 가치를 부여한다.

당연히 뉴스 속 세상은 내 울타리, 경계 안의 작은 세상과는 레벨이 다르다. 상식과 보통, 중간과 무난함으로 평온하게 유지되는 일상과는 놀랍고 감탄스럽게 다른 것이 '뉴스가 된 세상' 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놀라움의 반복으로 무뎌진 감각에는 더 크고 깊은 자극만이 놀라움을 부른다. 뉴스 속에 비춰지는 세상이 갈수록 험악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처럼 슬픈 필연이다.

때문에 우리는 뉴스를 통해 세상을 보고 흐름을 판단하되 거기에 매몰되지 않을 의무가 있다. 뉴스 속 세상을 실상의 크기로 확대시켜 오해하지 않을 책임이 있다. 내 가치 판단의 자료로, 정보로 현명하게 취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릴 권리가 있다.

미주중앙일보 웹사이트(koreadaily.com)의 모든 뉴스 페이지 하단에는 독자 댓글란이 있다. 우리가 제공한 뉴스가 독자에게 얼마나 큰 놀라움을 주었는지 그래서 결국 얼마나 더 뉴스다웠는지를 증명해주려는 듯 분노와 불쾌 가득한 거친 댓글들이 자주 오른다. 실제 대면하고 있다면 한창 주먹이 오갈 법한 욕설도 잦고 비방과 비난, 비하와 자조 섞인 푸념들이 넘친다. 뉴스를 통해 만난 세상에 대한 발길질일 수 있고 뉴스로 인해 일어난 자기 분노의 해소책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땐 한번씩, 화가 치미는 마우스와 키보드 앞에서 '뉴스 속 세상은 원래 놀라운 세상' 이라는 진실을 떠올리고 큰 숨 한번 내쉬며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 세상 역시 좁은 창문 속 한켠의 확대된 세상일 뿐이라고 되뇌이며 그저 슬쩍 한번, 가져보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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