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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3세대 아이돌, 3세대 한류

SM과 JYP가 나란히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SM·YG·JYP 3대 연예기획사 중 두 회사가 동시에 시총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SM은 그간 몇 차례 1조원을 돌파한 바 있으나 오래 머무르지 못해, 이번에는 1조 원대에 안착할지가 관심사다. JYP는 처음 1조원의 벽을 깼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M·YG의 라이벌 구도에 '넘버3' 형태로 묶이는 2강1약 체제의 '1약'에 가깝던 회사다.

JYP의 이같은 성장에는 여성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가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인 5명과 일본·대만 외국인 4명으로 구성된 9인조 '다국적 그룹' 트와이스는 2015년 10월 데뷔 이후 국내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기획사는 사실 따로 있다. 바로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빅히트는 작년 32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며 3대 기획사를 제치고 국내 연예기획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만일 빅히트가 증시에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단번에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빅히트 소속 가수 중 현재 활동 중인 팀이 방탄소년단 하나뿐이니 이 수치는 모두 방탄소년단이 올린 성과에 기반을 둔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경우는 일본의 3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음악 시장 1위인 미국에서 아시아권 앨범으로는 최초로 차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이들의 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앤서'도 세계 66개국 아이튠스(음원차트) 톱 앨범 1위에 올랐다.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 갓세븐(GOT7), 최근 유튜브에서 2개월여 만에 조회 수 3억 건을 넘기며 K팝 그룹 역대 최단 기록을 세운 YG의 블랙핑크, 또 '빨간 맛'의 주인공인 SM 소속 레드벨벳. 이들처럼 2014년 이후 데뷔해 현재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은 '3세대 아이돌'로 부를 수 있다.



'아이돌-기획사 시스템'의 시작이자 음악 한류의 시작점이었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1세대(H.O.T., 젝스키스 등), 'K팝'이라는 이름하에 그 인기를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한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중반의 2세대(소녀시대, 빅뱅 등)와 차별성을 지닌다.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이들이 데뷔 전부터 이미 세계 시장을 자신들의 활동 무대로 여긴다는 점이다. 한국 시장만을 고려했던 1세대, 거기에 동아시아 시장을 덧붙이는 정도였던 2세대와는 달리 3세대는 다양한 국적의 멤버를 포함하는 그룹 인적구성부터 국내외를 넘나드는 음악 제작 및 월드 투어 등의 활동 방식까지 모두 국제적이다. 멤버 구성부터 음악 스타일까지 모두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듯해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남미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4인조 혼성그룹 카드(KARD)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미국에서의 성공을 통해 국내 팬층을 더욱 넓힌 방탄소년단처럼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큰 성과를 올리면 그것이 국내로 역수입돼 시너지를 일으키거나, 해외 사이트인 유튜브의 조회 수가 국내 TV 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주요 기준이 된다.

바야흐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의 구분이 많이 흐려진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국의 문화상품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일방통행식 개념이 아닌, 국내와 해외의 생산자·수용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다층적인 방식의 한류를 가능케 하고 있다. 3세대 아이돌, 3세대 케이팝이 새로운 시대의 '3세대 한류'를 이끄는 것이다.


이규탁 /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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