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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역사를 쓴다] 장순길 장스타태권도 관장 "태권도는 한국의 정신을 전해야 합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9/18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8/09/17 16:45

뉴저지 저지시티에서 '태권도 꽃' 피워
28년 동안 '일심'…1만5000명 제자 배출
효도·인내·존경과 '불굴의 정신' 가르쳐

저지시티에서 28년 동안 장스타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수 많은 제자를 길러낸 장순길 관장.

저지시티에서 28년 동안 장스타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수 많은 제자를 길러낸 장순길 관장.

뉴저지주의 한인 무도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 들어온 무도인들은 대부분 뉴욕에 자리를 잡았다. 가라데와 합기도, 검도 등 다른 무도도 있었지만 역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태권도였다.

태권도의 원로 1세대들이 뉴욕.뉴저지 인근 지역에 자리를 잡으면서 한인 무도사의 서장을 열었다. 이후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뉴저지 곳곳에서도 한인 사범들이 자리를 잡고 미국인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생존하고 있는 원로들 중에 미국 어느 지역 어느 곳에서 몇 명의 한인 관장과 사범들이 미국인 제자를 가르치고 있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재 태권도계에서 중진급으로 자리를 잡고 활약하고 있는 2세대들이 도장을 만들고 제자들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지난 1990년 저지시티에 태권도장을 만들고 주류사회 속에 들어가 태권도를 전하면서 한국인의 문화와 얼을 심어 온 장스타태권도장 장순길 관장(태권도 국기원 공인 8단. 합기도 공인 7단)은 미국에 한국 태권도의 꽃을 피운 대표적인 무도인이다.

장 관장은 처음 저지시티에 자리를 잡고 도장을 연 뒤 지속적으로 제자양성과 커뮤니티 아웃리치를 통해 한국의 무도와 정신을 전파했다. 허드슨카운티 셰리프국 무술 지도를 담당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는 장 관장은 지난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유단자 수백 명을 포함해 1만5000여 명 제자를 가르쳤다. 특히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 태권도 강습을 여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노력에 힘입어 지금은 교사, 대학교수, 의사, 정치인 등 많은 제자들이 태권도 정신을 바탕으로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있다. 장 관장은 처음 저지시티에 장스타태권도장을 만들고 개척할 때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저지시티에 처음 자리를 잡을 때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민자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다들 느끼듯이 언어와 인종차별로 인해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장 관장이 처음 도장을 열었을 때 시비를 거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이를 악물고 제자를 양성했고 이러한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면서 믿음이 생겼다. 안으로는 여기서 주저 앉으면 도장 문을 닫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장 관장이 스스로 강하게 마음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시간이 가면서 제자들은 물론 부모들과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심지어는 도장 앞에 있던 가라데 도장에 다니던 아이들도 우리 도장에 나오게 되고 나중에는 가라데 도장의 관장 아이들까지도 저에게 와서 수련을 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사이에 장 관장은 저지시티 지역사회에서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전하는 지역 인사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장 관장은 한편으로 이런 배경에 무도를 일생의 업으로 여겨 스스로 자기 자신을 엄격하고 충실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제 딸이 아빠인 저를 소개하는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딸은 제가 매일 운동을 하고, 음식을 조절하고, 금주와 금연 등을 하면서 자기생활을 철저히 하는 것을 눈 여겨 보고 인터뷰 때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좀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평소에 아빠를 유심히 보고 있구나 해서요."

자신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제자 육성에 대한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미국에 태권도를 적극 보급하겠다는 장 관장의 집념은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는 사이에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많은 상을 받게 된다. 한국에 KBS 9시 저녁뉴스에 소개가 됐고, 미국에서는 CH2와 CBS 뉴스에도 소개가 됐다. 장 관장은 미국에서 '태권도의 날' 제정을 주도했고 '미 육군 감사장' '범죄예방 감사장' '연방수사국(FBl) 감사장' '경찰국 감사장' '커뮤니티 헌신 표창'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각종 상과 표창을 받고 한국 국기원 박물관에 활동 사진이 전시되는 영예를 안았다.

워싱턴DC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태권도를 미국에 전했던 '미국 태권도계의 전설' 고 이준구 관장에는 미치지 못해도 지역사회에 한국의 무도와 정신을 전하고 기여하는 존경 받는 태권도인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장 관장은 이러한 길이 어렵다는 것을 체험했기에 "이준구 관장을 비롯해 태권도가 자리를 잡지 못하던 초기에 미국에 오셔서 사회 곳곳에 들어가 한국의 무도 태권도를 전한 한인 원로들 한 분 한 분을 깊이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관장은 태권도가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태권도가 단순히 때리고 막는 격기, 포인트를 따고 경기하는 스포츠 이상의 것으로 발전해야만 앞으로의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 관장이 장스타태권도 이름으로 30년 가까이 미국에 태권도를 전한 경험과 함께 자신의 무도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태권도의 핵심을 한 마디로 집약을 한다면 '불굴의 정신' 입니다. 미국에서 제자를 가르칠 때는 여기에 효도와 인내 등을 함께 가르쳐야 합니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과 관장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삶의 멘토가 되야 합니다. 부모처럼, 선생처럼, 성직자처럼 제자들에게 인성을 가르치고 또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조언을 하고 더 나아가 태권도장은 그러한 인성교육의 장이 되야 한다고 믿습니다."

장 관장은 이렇게 태권도가 격기나 스포츠의 차원을 한 단계 넘어서서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미국사회에서 전할 때 태권도가 미국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민을 오거나 유학을 와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사시는 분들 당연히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태권도를 하는 무도인들은 제자들에게 무도로서의 태권도와 함께 어른과 부모님과 선생님을 존경하고 이웃에 봉사하고, 성실한 마음과 건강한 몸으로 인생을 사는 인성을 가르칠 때 진정으로 미국과 미국인들에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 관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28년 동안 크고 작은 시범행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 2010년부터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이웃을 생각하자는 취지로 지역사회 모두가 참여해 태권도를 체험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29일 오후 7시, 로다이 소재 펠리시안 칼리지에서 열릴 예정인데 여기에는 장 관장과 제자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시범공연에서는 각종 격파 기술과 다양한 품새, 실질적으로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호신술 등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이 흥겹게 볼 수 있는 화려하고 멋진 태권도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장 관장이 적지 않은 재정적 부담을 감내하면서 지속적으로 태권도를 지역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것은 무도인으로 자신이 가진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태권도가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무도로 앞으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도인으로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고, 제자들과 이웃에게는 무도인으로서의 철저한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태권도가 사람의 인성을 바꾸고 사회를 화합하게 하는 단순 격기 이상의 정신적인 면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실천할 때 태권도가 미국에서 더욱 발전하고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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