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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결국 경제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9/19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9/18 20:22

올해 들어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첫 번째 회담은 남북관계를 대결에서 화해로 대전환한 것이었다. 두 번째 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마중물이었다. 이번에는 종전선언이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열렸다.

한 해에만 세 번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성격이 다르지만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평화와 번영이다. 북한이 고층빌딩 즐비한 신시가지 려명거리를 공개한 것도, 한국이 경제인을 대동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

평화와 번영으로 가려면 군사적 대결을 끝내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필요하다. 남북과 북미 간의 대화와 신뢰, 타협을 거쳐야 한다. 남북 정상이 만나고 북미 정상이 만난 것까지는 성공했고 다음엔 종전선언이었다.

그런데 일이 조금 복잡해졌다. 큰 고비로 보이지 않았던 종전선언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미국은 북한에 핵 리스트와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했고 북한은 "강도적 요구"라고 반발했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

낮은 문턱 정도로 여겼던 종전선언은 벽처럼 높아졌다. 여기에는 휴전협정 당사자니 종전선언에 참여해야 한다는 중국의 강한 주장이 악재가 된 측면도 있다. 한반도의 대변화에서 초반부터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의지였겠으나 미국 입장에서는 덕분에 카드로서 종전선언의 가치가 높아졌다.

미국은 비핵화가 합의될 때까지 지금까지와 같은 높은 수준의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니 남북이 합의한 철도 공동점검도 유엔사령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이 유엔사의 결정 하나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는 대목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남북과 북미 관계의 속도로 볼 때 종전선언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는 참호전만큼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과정을 생략할 수도 없다. 생략할 수 있는 걸음은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임기 안'이라고 비핵화 시간표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주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지금 당사국은 북한, 한국, 미국"이라고 발언했다. 종전선언 문제에서 기존의 지분 요구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태도다.

미중 무역전쟁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중은 지금까지 각각 340억 달러 규모와 16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관세 25% 부과를 주고받았다. 여기에 24일부터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에,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두 나라는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중국에 불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종전선언 참가에서 한 발 뺀 것도 무역전쟁의 여파일 수 있다.

남북만 아니라 미중 관계도 대변화의 국면이고 변화의 핵심은 결국 경제다. 무역전쟁은 초반에 중간선거용이라는 설이 많았지만 지금은 패권 다툼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1985년 미국이 엔화와 마르크화의 가치를 높여 일본과 독일의 기세를 꺾어놓았던 플라자합의와 비교도 빠지지 않는다.

남북도 경제가 핵심이다. 북한도 경제개발이 절실하지만 한국도 제조업 부진과 미래 먹거리 부재와 고용 부진을 탈피할 돌파구가 절실하다. 남북이 경제에서 손잡았을 때 오는 시너지 효과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함으로써 얻는 경제의 확장성은 대단할 것이다.

북한이나 중국이나 사정은 다르지만 세계를 지배하는 달러 경제 편입에 따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국은 너무 커서 대가를 치르고 있고 북한은 진입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다행히 북한은 한국이라는 우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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