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54.0°

2020.01.27(Mon)

[기자의 눈] 직접 대입 면접관이 되어보니

조원희 / 디지털팀 기자
조원희 / 디지털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9/24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8/09/23 14:21

지난 토요일(22일) 중앙일보 칼리지페어가 성황리에 열렸다. 대입을 향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대입에 관심이 많다. 대학시절 과외를 해서 생계(?)를 유지한 적도 있었고 잠시나마 학원에서 강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는 모교인 에모리대학교의 대학 면접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실 졸업생이 하는 1:1 면접은 당락에 '결정적 요인'까지는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학 측에서는 졸업생들의 학생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긴장감이 역력하지만 결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열정을 이야기하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10여 명을 면접하면서 다양한 인종을 만났고 그 중에는 한인 학생도 있었다. 깜짝 놀란 것은 그들의 훌륭한 '스펙'이었다. 수상경력부터 클럽활동까지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학생들이 많았다. 다른 지역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한 대학 동기에게 '우리가 지금 지원했으면 탈락했을 것 같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특히나 한인 학생들은 면접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간단한 방법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면접관과 약속을 잡고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공손한 말투로 보내야 함에도 친구와 문자하는 것처럼 짧고 간단하게 보내는 경우도 있다. 면접을 보면서도 지나치게 격의없이 말하기도 해서 안타까웠다.

반면 백인학생들은 형식을 제대로 맞춘 이메일을 보냈고 면접에서의 태도도 적절했다. 픽업하러 온 학부모도 면접관에게 감사를 표하는 등 면접관의 호감을 사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어린 학생이 이런 격식에 대해서 알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한인학생들은 미국 사회의 문화나 관습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미묘한 차이지만 이런 것도 이민자에게 불리한 요인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나와 면접을 봤던 학생 중 한 명은 불합격이 결정된 이후로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실의에 빠져있다'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한 번 불합격 처리가 된 학생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대학 입시는 매해 더 치열해진다. 지원학생의 숫자도 늘어나고 학생들의 스펙은 상향 평준화된다.

학교 측에서 제공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해 에모리대학교의 얼리 디시전에 지원한 학생 중 남가주에서 졸업생과 면접을 본 학생은 300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 중 합격한 학생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내가 면접한 학생들은 모두 굉장히 뛰어났지만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축하한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올해도 면접관으로 활동할 것인지 묻는 학교의 이메일이 왔다. 올해는 꼭 합격생을 배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다시 하겠다고 답장했다. 올해는 어떤 학생들을 만날지 벌써 기대가 된다.

관련기사 기자의 눈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

핫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