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 론] 한민족이 주역이다

일찍이 한반도가 이렇게 요동치던 때가 있었을까.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지난 한 주간 그리고 또 이번 주 한 주간 동안 8천만 한국 동포는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은 한반도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평양과 서울과 뉴욕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전개되고 있는 이 '대하드라마 한반도'는 그대로 파격과 반전, 감동과 기대의 연속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9일 전 세계로 생중계된 발표문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확약했다'고 말하며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평양시민 앞에 나가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재차 천명한 뒤 그 다음날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을 굳게 잡았다.

불과 9개월 전만 해도 어디 상상이나 했던 일인가. 당초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해결할 일이라며 한국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진척이 안 되자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면서 북미관계는 새로운 동력을 찾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있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를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비마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노력이 돋보였다. 평창에서 눈길도 주지 않던 북미 간을 달래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고, 6.12 북미회담은 열리기도 전에 삐걱거렸을 때 급하게 판문점 회동을 열어 회담을 성사시켰다. 이번에도 석 달 간이나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협상을 재개시키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능라도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우리 민족의 자주력에 호소했다. 추석에 전하는 대국민 인사에서는 '우리는 함께해야 힘이 나는 민족'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강대국의 강요로 분단되었던 절반의 땅에서 변화의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 그들을 감싸 안는 것은 민족의 책무다.

민족이니 자주니 하면 보수야당은 펄쩍 뛰었었다. 해방이 된 지 73년이 된 지금도 민족주의를 식민지 시대의 배타적이나 저항주의 수준으로만 이해한다면 그것은 한참 뒤떨어진 인식이다. 한민족이 지향하는 민족주의는 기존의 폐쇄적, 배타적이 아니라 분단 극복을 과제로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열린 민족주의인 것이다.

한미동맹도 중요한 가치이기는 하나 지난 세기의 한미관계가 의존적, 불평등의 '맹방시대'였다면 이제는 자주와 호혜의 원칙으로 한민족 평화시대에 협력하는 '우방시대'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금 전 세계 140 여국에는 대략 800만 명의 동포가 살고 있다. 전체 한민족 8천만 명 가운데 10%나 해외에 살고 있다는 것은 타민족에 비해 대단한 자산이다. 남과 북 그리고 온 세계에 흩어져 사는 동포들이 열린 민족주의 기치 아래 민족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글로벌 민족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한민족이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곧 있을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비핵화 로드맵이 채택될 수만 있다면 올해 안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 난관과 역주행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때마다 우리 민족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돌파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힘이 있다. 격랑의 한반도, 거기 주역은 분명 우리 한민족이어야 한다.


김용현 / 언론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