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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오픈포럼 초청 한인 셰프 3인의 조언] 뉴욕 셰프들이 전하는 '한식 세계화'의 비법은…

"김치를 담궈 주변인들에게 나눠주세요. 그것이 바로 한식의 세계화입니다". 지난달 29일 뉴욕대 키멜센터에서 '셰프로 산다는 것, 그리고 한식 세계화'에 대한 주제로 열린 제9회 오픈포럼에서 이영선 셰프가 한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뉴욕 유명 한인 셰프 세 명이 초청돼 각자 셰프로서의 삶과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음식에 대한 자부심 가져야"
정재은 노매드 호텔 셰프


미슐랭 별 세 개를 받은 '르 베르나뎅(Le Bernadin)'의 프로 셰프로 잘 알려진 현 노매드(Nomad) 호텔의 정재은 셰프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우리 것을 사랑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셰프에 따르면 다수의 한국인들이 스파게티와 같은 서양식을 선호하지만,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한식의 가치를 소홀히 생각한다는 것. 그는 "한국인들이 한국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냄새가 난다는 등의 이유로 우리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 셰프는 세계화에 적합한 음식으로 '김치'를 꼽았다. 그는 "김치의 종류는 백김치.파김치.배추김치.열무김치 등 다양해 매력적이며,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젊은 세대들도 김치 만드는 법 등 한국 음식을 배울 것을 추천했다.

정 셰프는 한국에서 평범한 생활을 하다 행복에 대한 고민 끝에 요리를 선택해 2009년 뉴욕에 왔다. 뉴욕 요리학교 컬리너리인스티튜트오브아메리카(CIA)를 졸업하고 남부 뉴올리언즈의 프렌치 레스토랑인 어거스트(August)에서 잠발라야.콘브레드 등의 남부 전통음식을 배웠다.

남부의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그는 요리의 어려운 분야인 해산물 요리에 도전하기 위해 뉴욕 오세아나(Oceana)에서 일했고, 이후 르 베르나뎅에서 프로 셰프로 일했다.

그는 남부에 비해 뉴욕은 경쟁이 심한 곳으로 자신이 뉴욕에서 유명 셰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당함'으로 설명했다. 그는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되, 기죽지 말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며 "다양한 문화 안에서 공존하려면 남의 문화도 배우려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메뉴의 한식 선보여야"
김훈이 단지·한잔 오너 셰프


김훈이 뉴욕 단지(Danji)와 한잔(Hanjan)의 오너 셰프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향상된 한식 메뉴'를 선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까지 한식하면 대부분 비빔밥과 불고기만 알고 있다"며 "외국 사람들이 전혀 먹지 않는 명란젓, 감자탕 등 새로운 메뉴를 좋은 재료를 사용해 선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예로 그는 현재 한잔에서 선보이는 명란젓과 밥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명란젓과 참기름 등을 밥과 함께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음식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장(醬)의 중요성과 된장.고추장.간장으로 만든 정통 음식을 널리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음식은 알수록 자연적이고 건강한 음식"이라며 "장들은 당장 먹지 않고 나중을 위해 만들어 놓은 슬로우 쿡(slow cook) 방식으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또 그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외할머니 댁의 밥과 김치"라고 표현해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김 셰프는 "어린 한국 요리사들도 한식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갖고 한식 세계화에 동참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의 대표 한식 셰프인 김셰프가 처음부터 요리의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브롱스과학고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의과대학원에 합격했다. 부모도 의사의 길을 원했지만, 의대 휴학 후 프랑스요리학교(FCI)에 들어갔다. 요리 공부 10개월 후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뉴욕의 유명 프렌치레스토랑인 '다니엘(Daniel)'에서 일했고 정식 오퍼를 받았다.

이후 미슐랭 별 세 개 일식레스토랑인 '마사(Masa)'에서 일했고, 현재 단지와 한잔의 오너 셰프로 뉴욕에서 한식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변인들에 한국 음식을 선보이세요"
이영선 컬리너리테크센터 강사


이영선 요리학교 '컬리너리테크센터'의 강사·셰프는 한식은 분식·퓨전·파인다이닝 등 다양하게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방향성 없는 세계화"라고 지적하며, 한식 세계화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주변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장을 해 주변인들에게 전달해 보라. 한 달쯤 후에 친구에게서 김치에서 쉰내가 난다고 연락이 올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쉰 김치를 요리하듯 김치볶음밥.김치찌개 조리법을 알려주면 된다"며 "요리로 한국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임을 전달했다.

이 셰프는 과거 뉴욕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미술 디자인을 전공한 후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행복에 대한 고민 끝에 요리학교 인스티튜트오브컬리너리에듀케이션(ICE)에 입학, 요리 업계에 정식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을 찾고 싶었고 지금까지도 아침마다 부엌에 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좋은 음식은 재료에서 기인한다는 생각에 재료에 대한 역사 공부에 전념했다. 이 셰프는 이날 당근이 주황색인 이유와 7개 종류의 당근, 에그플랜트 이름의 유래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셰프는 과거 모모푸쿠, 루비 푸 등에서 경력을 쌓고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의 퓨전 한식당인 '퍼시몬'을 운영했다. 이후 한식의 대중화를 위해 김치와 멕시코 타코를 결합한 '김치타코 푸드트럭(Kimchi Taco Truck)' 사업을 진행했고, 백악관 행사인 팬시푸드쇼(Fancy Food Show)등에서 김치 등 한국음식을 선보였다.

지난 2012년 맨해튼 컬럼버스서클에 위치한 '만다린 오리엔탈 뉴욕(Mandarin Oriental)' 호텔서 총주방장인 토니 로버트슨을 비롯한 11명 셰프들에게 배추김치.오이김치.맛김치.백김치 등 김치 만드는 법을 선보였다.


박다윤 기자 park.dayu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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