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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K-POP 세대’ 자란다

조현범 기자
조현범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0/02 16:22

노래와 퍼포먼스, 라이프 스타일까지
일상 속 경험하고 즐기는 문화로 확산
미국 학생들, ‘한국 문화’ 즐기기 심취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억의 아메리칸 팝송 한두 곡쯤은 알고 있다. 청소년 시절, 알아듣지 못해도, 혹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더 낭만적으로 느껴졌던 그 감성을 오늘날 미국인 청소년들은 케이팝(K-POP)으로 경험하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인타운에서 멀지 않은 커밍 시 포사이스 센트럴 고등학교의 12학년 루치아 아레코 양은 “케이팝 가수들의 퍼포먼스 수준은 (미국 가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열변을 토한다. 그녀의 케이팝 사랑은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한두 소절 따라부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루치아의 침실 벽은 케이팝 스타들의 포스터와 브로마이드로 온통 채워져 있다. 2년 동안 40여 건의 케이팝 커버 비디오를 올린 유튜브 채널은 조회 수 10만 회를 넘겼고, 독학으로 공부한 한국어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자연스러울 정도에 이르렀다.

지난해 단짝 친구 사만사 리차드슨 양과 텍사스에서 열린 BTS 공연을 다녀온 이후, 루치아와 사만사는 학교에서 ‘한국문화 즐기기 클럽(Korean Culture Appreciation Club)’을 만들어 공동 회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 고등학교에는 아시안 학생들이 거의 없지만 ‘케이팝 팬’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운동부를 주축으로 하는 ‘작스’, 공부벌레 ‘너드’, 피어싱과 검은 옷을 좋아하는 ‘고스’처럼 하나의 파벌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특히, 연극부와 문학 클럽 학생 중에 케이팝 팬이 많다. 사만사는 “나도 어릴 때부터 연극을 해왔는데, 생각해보니 연극부 학생 중에는 케이팝을 안듣는 아이들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루치아와 사만사가 말하는 케이팝의 매력은 문학적 즐거움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참을성 있게 낮선 언어를 공부하고,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이해하는 그 기쁨. 이런 즐거움을 전 세계의 친구들과 나눌 수도 있다. 케이팝 그룹 중에서도 BTS가 유달리 성공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정체성이나 학교생활같이 고등학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가사에 녹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게 루치아의 생각이다.

애틀랜타에 사는 인터넷 언론 '더 도트'의 콜레트 베네트 기자는 “BTS의 음악은 신나고 어깨가 들썩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젊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분명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2018년 초 발매한) ‘러브 유어 셀프’라는 슬로건이 대표적”이라고 ‘빌보드’에 기고한 글에서 분석했다.…

스타에 대한 동경은 모방으로 이어진다. 사만사는 여성으로서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화장을 유튜브로 처음 배웠다. 다름 아닌 한국식 화장법이었다. 그는 “한국식 패션이랑 메이크업이 좋다. 한국식으로 아이 메이크업을 해봤는데, 눈 모양이 달라서 그런지 어울리진 않더라”라며 웃었다.

'케이팝'이라는 용어는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힌 한국의 아이돌 음악의 카테고리로 통용되지만, 국경과 언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유의 글로벌 팬 문화 또한 문화 현상으로서의 케이팝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이다.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가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유는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라는 대사에 함축돼 있다. 루치아나 사만사처럼 미국에서 성장하는 ‘케이팝 세대’의 미국 청소년들에게 2018년은 평생 간직할 진한 추억으로 남겨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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