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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도 쓰나미 발생 안전지대 아니다…인도네시아 쓰나미, 가주 향한 경고등

팔로스버디스 7500년 전 6m 쓰나미 흔적
근해 쓰나미는 경고 시스템 없어 더 위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지난달 28일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다. 곧이어 좁고 긴 만에 있던 팔루에 쓰나미가 닥치면서 5일 현재 158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하와이 화산 폭발과 인도네시아 지진은 적어도 불의 고리 지역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이번 인도네시아 쓰나미는 현재 경보 시스템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근해나 바다에서 가까운 육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에는 제대로 된 경보 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내진 설계와 긴급 경보, 구호 대책 등 가능한 지진 대비 체계를 잘 구축한 가주에서도 이번 쓰나미는 매우 중요한 경고로 받아들일 만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안한 불의 고리

가주는 태평양을 고리처럼 싸고 있는 불의 고리의 일부분이다. 불의 고리는 잘 알려진 것처럼 전 세계 활화산의 75%가 위치하고 있고 전 세계 지진의 90%, 강진의 81%가 발생하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지진이 발생하자 불의 고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다시 나온다. 이른바 '대지진 50년 주기설'이다. 규모 8.5 이상의 강진이 10년간 빈번하다가 한동안 잦아든 뒤 50여 년이 흐른 뒤 다시 시작된다는 것이 50년 주기설이다.



불의 고리에서 대지진은 1950~60년대 자주 발생했다. 1960년 칠레(규모 9.5), 1964년 알래스카(규모 9.2) 등에서 강진이 잦다가 한동안 잠잠했다. 40년 뒤인 2004년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섬 서부 해안에서 규모 9.1 지진이 일어났다. 이때부터 50년 주기설이 튀어나왔다.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50년 주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휴화산인 옐로스톤 화산과 일본 오사카부 난카이 트로프 지역을 거론하고 있지만 불의 고리 어디에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게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가주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빅원 발생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지진으로 인한 재산 피해 200억 달러, 사망 57명, 부상 9000명 이상의 피해를 본 가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가주에서 마지막 빅원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으로 296마일에 이르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에서 발생했다.

◆지진 경보 2초를 앞당겨라

지진은 아직 예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최대한 이를 빨리 감지하고 경보를 보내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규모 6.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99.7%라고 경고해온 가주에서는 지난 12년간 3800만 달러를 들여 지진 경보를 2초 앞당기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가주와 오리건, 워싱턴주 대학과 협력해 새로운 지진경고시스템(ShakeAlert)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860개의 지진 감지기를 연결해 지진 위험 지역에 조기 경보를 제공한다. 이로써 가주민에게 이전보다 최소 2초 앞서 지진을 경보할 수 있다.

유사한 시스템은 일본과 멕시코가 1990년대 초 도입했다. 가주의 시스템은 진도 5.0 이상의 지진을 감지하도록 설계됐으며 지진이 감지되면 몇 초 안에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무선 재난 경보 시스템에 이를 알리고 FEMA는 긴급 경보를 발송한다.

가주 정부는 경보 발송을 더 앞당기기 위해 통신 회사 에버브리지사·캘텍과 함께 전화와 이메일, 앱을 통해 조기 경보를 발송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1000명 넘는 희생자를 낳은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의 경우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지적을 받았다. USGS의 밥 드 그룻 지진경고시스템 책임자는 강진 발생을 일찍 알수록 잘 대비할 수 있다며 "(이번 시스템으로) 많은 사람의 희생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가주에서는 75개의 지진 감지기가 설치된 롱비치항 다리도 내년에 개통된다. 다리에 설치된 감지기는 지진 정보를 가주지질조사국으로 전송하고 조사국은 이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지진 연구의 정밀성을 높인다.

◆근해 쓰나미에 무방비 노출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에서 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것은 쓰나미였다. 규모 7.5 강진 발생 뒤 약 30분 뒤에 6m 높이의 쓰나미가 속수무책으로 덮쳤다. 지금까지 쓰나미는 규모 6 이상의 지진, 수심 1000m 이상 해저에서 지진 발생, 수직 단층 운동이 한꺼번에 발생해야 일어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번 쓰나미는 규모 6 이상 하나만으로도 쓰나미가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도 "6m 높이의 쓰나미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이번 인도네시아 쓰나미의 충격을 전했다.

현재까지 쓰나미 발생을 경고하는 첫 번째 방어선은 환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심해에 설치된 감지 장치다. 지진이 발생하면 감지 장치는 바닷물의 움직임을 포착해 경보를 보낸다. 쓰나미 감지기는 보통 해저 5000m 깊이에 설치됐다. 쓰나미가 감지되면 해수면에 있는 부표에 이를 전달하고 부표는 위성을 통해 경보를 보낸다.

이번 인도네시아 쓰나미는 파괴적인 규모 못지않게 심각한 시스템 결핍으로 전문가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규모 7.5였던 술라웨시섬 지진은 해안에서 가까운 육지에서 발생했다.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 혹은 바다에서 가까운 육지에서 지진이 날 경우 심해에 설치된 감지기는 무용지물임을 보여준 것이다. 쓰나미는 지진 발생 30분 만에 해변을 덮쳤다. 2004년 수마트라 쓰나미 이후 인도양에도 심해 쓰나미 탐지 시스템이 마련되면서 먼바다의 시스템은 개선됐지만 근해는 아직 이런 시스템이 없다.

지진이 먼바다에서 발생했을 경우 쓰나미가 해안을 덮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근해나 육지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10~30분 사이에 쓰나미가 육지를 덮친다. 설사 쓰나미 경보를 보냈다 해도 전기와 통신 두절로 경보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지역은 또 만을 이룬 경우가 많아 쓰나미 피해는 더욱 크다. 쓰나미 경보 시스템의 허점이 발견된 것이다. 전문가들이 인도네시아의 전문가와 당국의 잘못이 아니라는 데 공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가주도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안의 높이가 낮기 때문에 쓰나미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지형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안전 표준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인도네시아 쓰나미로 이런 우려가 개연성이 있음이 증명했다. USC의 쓰나미 전문가 코스타스 시놀라키스 교수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가주에서 샌타모니카와 맨해튼비치, 허모사비치, 리돈도 비치 등을 쓰나미 우려 지역으로 꼽았다. 시놀라키스 교수는 "인도네시아 쓰나미는 남가주에서 우려하던 시나리오였다"며 "육지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해저 산사면에서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어나는 쓰나미는 악몽"이라고 경고했다. 현재로서는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가주에서는 지진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만 쓰나미 경각심은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도 주정부가 쓰나미에 좀 더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가주에서도 1964년 크레슨트 시티에서 쓰나미가 발생해 11명이 숨졌다. 크레슨트 시티에서는 2011년에도 쓰나미가 발생했지만 몇 시간 전에 경보가 발송돼 대피하지 않고 사진을 찍던 1명이 사망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7500년 전 팔로스버디스에서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해 해저 산사면 사태로 6m의 쓰나미가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유사한 상황이었다. 가주에서도 쓰나미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남가주에서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으로 리돈도비치(3.4m)와 LA·롱비치항(2.4m), 맨해튼비치(2.1m), 마리나델레이(1.5m) 등을 꼽는다.

근해 쓰나미 경보 시스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에서 일했던 제라드 프라이어 지구물리학자는 쓰나미 위험이 높은 지역의 인근 해저에 쓰나미 감지기를 설치하고 이를 경보 송출 컴퓨터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른 시기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없다.

팔루 지역의 경우도 쓰나미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68년에 규모 7.8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200명이 사망했고 1938년엔 규모 6.3 지진-쓰나미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1927년에도 규모 6.3 지진-쓰나미가 발생했다. 근해 쓰나미 다발 지역임에도 대책 마련이 부족했다.

지금 상태에서 가주에서 근해 쓰나미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 스튜어트 와인스틴 부국장은 개인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한 지진이 느껴지고 흔들림이 10~15초 계속되면 요행을 바라지 말아야 한다. 해안이나 바닷가에 있다면 최대한 빨리 언덕이나 내륙으로 피해야 한다. 경보가 없더라도 스스로 판단해 대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발 15~30m 높이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콘크리트나 강철빔이 사용된 건물로 올라가는 것도 좋다. 2층 목조 건물은 높이나 강도에서 안전하지 않다."


안유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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