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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팔순 시집'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김수영 /시인
김수영 /시인 

[LA중앙일보] 발행 2018/10/1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10/10 18:04

올해 팔순을 맞아 팔순기념 시집 '그리운 손편지' 출판기념회를 했다. 9월 29일로 날을 잡은 것은 60여 년 만에 해후하게 되는 친구와의 일정 조욜 때문이었다.

그런데 제부(김영교 시인 남편)께서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9월 25일 영면하셨다. 어떻게 잔치를 할 수 있을까 무척 망설였지만 한 달 전에 식당 예약을 해 두었고 초대장도 다 보냈기 때문에 취소할 수가 없었다. 슬픔 가운데도 동생은 며느리와 손자와 함께 잔치에 참석해 주어 너무 놀랍고 고마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 때문에 장례식도 9일장으로 치렀다. 동생도 내 잔치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나도 제부 장례식에 참여할 수 있어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없는 게 우리 인생이다. 중학교 때부터 절친했던 친구는 대학 졸업 후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간 후 소식이 두절되어 60여 년을 소식도 모르고 지냈다.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찾을 길이 없었다. 죽기 전에 꼭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살아왔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어느 날 걸려와서 꿈인가 생시인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친구도 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대학 동창회보에 실린 나의 글을 보고 찾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만나지 못했던 회포를 풀며 밤을 새워가며 얘기를 나누어도 아쉽고 아쉬웠다. 팔순 잔치와 장례식이 있었고 본인은 한국에 가야 하므로 작별 인사를 며칠 만에 나누어야 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안녕히 잘 가라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배웅을 했다.

무리하게 강행군을 해서인지 행사를 치르고 나니 아픈 다리가 몹시 아프기 시작했다. 물론 두어 달 전에 다리 혈관 수술을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병명은 하지정맥류 질병이다. 처음엔 발등이 몹시 가렵고 부어오르고 시퍼렇게 변해 발 의사를 찾아갔다. 발등에 바르는 로션을 처방해 주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또 피부과 의사를 찾아가서 진단을 받으니 아토피 피부병이라고 했다. 피부약을 발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발목 위 다리가 몹시 가렵고 부어올라 코끼리 다리처럼 되었다.

이번엔 다른 발 의사를 찾아갔다. 자세히 검사해 보더니 발병이 아니고 정맥 혈관병이라고 하면서 혈관외과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외과 의사를 찾아가서 울트라사운드를 해 봤더니 동맥은 막히지 않고 정상인데 정맥 혈관의 밸브가 9개가 막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랐지만 확실한 병명을 알게 되어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했는지 모른다. 의사들의 오진으로 수년 동안 병을 키워 왔으니 얼마나 통탄 할 일인가.

나는 수술을 받으면서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인간을 만드실 때 어찌 이처럼 섬세하게 설계하셨을까 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인생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고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위대함을 또 한 번 찬양 드렸다.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누가 말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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