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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개학 후에 자살한 청소년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8/10/16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10/15 18:08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지 2주 만에 랜초쿠카몽가 학군 내에서 4명의 학생들이 자살을 하였다는 슬픈 뉴스가 실렸다.

최근에는 사춘기가 예전에 비해서 일찍 와서, 9~10세에 월경을 시작하는 소녀도 있고 이들은 심한 불안이나 우울증을 경험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어린 소녀들이나 폐경기를 지나가는 중년 여성들을 우울증에 빠뜨리기 쉽다.

이에 놀란 학군의 교육감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힘을 더욱 쓰겠다고 공표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자살 전염 현상으로 주위의 다른 학생들이 따라서 자살을 하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962년 마릴린 먼로의 자살 후에 과거에 비해서 12%의 자살 숫자가 늘었고, 2014년 로빈 윌리엄스의 자살 후에도 10%가 늘었던 것이 좋은 예이다.

학교에서 상담사나 심리학자들의 수를 늘리는 것도 한가지의 예방책이겠지만, 정말 중요한 예방책은 각 가정에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즈음 나의 사무실로 찾아오는 9~17세 사이의 학생들은 이미 자신의 손목이나 넓적다리를 면도칼이나 옷핀으로 그어서 자신을 파괴하고 싶은 충동을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 많은 학생들은 학교를 정글처럼 무서워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들의 두뇌 중 전두엽의 성숙이 더딘 데에 있다. 온갖 성적, 공격적 감정들을 제압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전두엽의 기능이 아직 미숙한 상태라는 말이다.

성장 호르몬, 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등이 왕성하게 분비되어서, 체격은 어른처럼 성장되었지만, 아직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어떻게 숱한 감정들을 조절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이들에게는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몸매나 태어난 성(gender)에도 불만과 의혹이 생긴다.

가끔은 본인의 부모가 정말 자신을 낳은 친부모인지, 아니면 언젠가 어렸을 때 놀림을 받은 것처럼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는 아닌지 의심이 싹트고, 어린 시절에 양자가 되었던 아이는 친부모에 대해서 알려고 하며, 직접 만나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이때이다. 이 모두가 자신을 알고, 찾아내어서 개체 의식을 확립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뚜렷한 자의식을 가진 후에는 미래의 직업 선택이나 좋아하는 배우자 선택도 쉬워진다. 그런데 이렇듯 혼돈스럽고, 변화무쌍한 성장기를 지나는 동안에 외부 환경마저 평안함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청소년들의 내부 소용돌이가 외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면 오히려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 하나가 친구를 잃는 슬픔이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자살로 잃은 후에 오는 슬픔은 훨씬 심도가 깊고 오래 간다.

많은 경우에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PTSD)으로서, 정신적 쇼크, 우울 증상, 불안, 잦은 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일 이 때문에 평상시의 정상적 기능이 힘들어지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잃은 친구의 좋은 점과 사람됨을 기억하며, 자살 사건만을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뉴노멀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불확실한 사실의 참아냄이다. 인생의 많은 사건들은 많은 경우 해답이 없다. 백색도 흑색도 아닌 회색 및 불확실한 상태라도 유대감을 간직하며 살다 보면 언제인가는 해답이 올 수 있고 풀지 못했던 과거의 문제도 풀리게 된다.

우리는 변화를 싫어한다. 방학이 끝나고 스트레스 투성이 학교에 돌아간 우리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웃음으로 용기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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