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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독도, 우리가 이겼나

김석하 사회부 부장

왠지 공허하고 개운치 않다.

독도 사태가 한일 양국간의 근본 해결이 아닌 엉뚱하게도 미국 그것도 지명위원회의 애매모호한 원상복귀 표기로 일단락됐다.

한국 국민은 가장 힘 있는 나라가 독도의 영유권을 한국으로 원위치시켜놓았다는데 그저 위안을 삼을 뿐이다.

이 와중에 지명위원회 지도에서 독도란 이름이 아예 사라진 것이 영 찝찝하다. 원상회복이라면 원래있던 대로 독도.다케시마.리앙쿠르 암석이라는 세가지 이름이 병기됐어야 한다.



하지만 지명위원회는 원상회복을 넘어 독도.다케시마 명칭을 지도에서 함께 지워버리고 리앙쿠르 암석이란 표기만 남겼다. (그것도 처음엔 독도만 지우고 다케시마는 그대로 뒀다가 본보 등이 이를 지적하자 2~3일 지나서야 다케시마를 지웠다)

혹시 일본의 숨겨진 일차적 목표가 '이것'이 아니었나 라는 의구심이 든다. 독도를 끄집어 내리는 물귀신 작전 말이다.

일본은 이번 '독도 도발'로 몇 가지 전략적인 성과를 얻었다.

우선 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다. 일본은 한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이미 잘 파악하고 있었다.

역시 한국은 온 국민이 분기탱천 일어났고 모든 언론에 주요기사가 됐으며 모 연예인은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우리 땅' 전면광고를 실어 국민 영웅이 됐다.

여기에 미국까지 개입되면서 사태는 더 확산됐다.

이 정도면 세계인들로 하여금 '일본과 한국이 무슨 섬을 놓고 분쟁 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두번째는 이미 언급한 대로 어수선한 상황을 틈 타 '미국 지도에서 독도라는 이름을 없애자'라는 전술 목표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세번째로는 독도에 무관심한 대다수 일본 국민들에게 이번 기회를 통해 민족 감정을 자극 독도를 자국 영토로 생각케 하는 효과를 얻었다. 산케이 신문이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73.7%에 달했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은 이번 독도 사태에서 얻은 것이 없다. 화가 나서 소리만 질렀다.

수 차례 독도 사태를 겪으면서 약이 오르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째 일본의 정부관리 수 십명 정도가 독도를 툭 건드리면 우리는 4800만 명이 들고 일어나는 거다.

일본 국민은 별반 관심이 없는데 우리는 전국 방방곡곡 동네 꼬마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흥분하고 온 에너지를 바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주인만 발끈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둘째 일본인 중 일부는 '자아 비판'을 하며 한국 편을 든다. 그 모습이 일본은 국익에 반대되는 양심적 반론도 품어주는 성숙된 사회로 비쳐진다. 주인만 속 좁은 것 같아 기분 나쁘다.

셋째 평범한 일본 사람들은 여전히 배용준과 비 동방신기 등 한류스타에 열광한다. 정치와 개인의 지향점이 다를 수 있는 선진국가의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주인만 안달이 난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넷째 지명위원회가 독도 영유권을 한국으로 원상복귀한 뒤 일본 정부는 속내야 어떻든 '일개 기관의 문제'라로 말했다. 정부 기관으로서 냉정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주인만 국민들의 반발이 두려워 안절부절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2008년 현재 우리는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역사 자료를 더 찾아내고 대응 논리를 구축한 채 앞으로 50~100년 더 지금 이대로 가면 전세계가 봐도 '100% 실효 지배'가 된다.

이젠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나지 말자. 주인이란 여유롭고 의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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