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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확률을 이기는 방법

오늘은 확률 게임의 날이다.

LA다저스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이기느냐, 사상 최고액(16억 달러)으로 치솟은 메가밀리언 로토가 당첨되느냐. LA시민으로서 다저스가 이기길 간절히 바라고, 메가로토 당첨자는 '나'이길 간절히 소망하는 하루다.

확률, 어려운 분야다. 뜻은 단순하고 쉽다.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의 정도. 또는 그런 수치. 확률 1은 항상 일어남을 의미하고, 확률 0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음을 뜻한다. 어린 시절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 하나가 확률(홀짝)이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지금도 몹시 난해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룰렛을 할 때 보면, 돈을 따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메가로토의 당첨 확률은 3억260만 분의 1이란다. 잭팟 금액이 너무 커서 그런지 '해볼 만하네'라는 생각도 든다. 나중에 맞혀 보면 '신기하게도' 단 한 번호 맞기도 어렵다. 다저스가 이길 확률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기거나 지거나, 50%다. 수학자에게 물으면 양팀 타자의 타율 등 각종 숫자를 대입하고 복잡하게 따져 뭔가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걸 본적도 없고, 믿는 사람은 없다.



룰렛에서는 건조한 수치인 확률보다, 확률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인간의 감성이 변수다.

독립된 사건의 경우, 이전에 했던 결과는 다음 시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면, 룰렛에서 빨간색에 돈을 걸어 우연히 빨간색이 5번 연속으로 나왔다고 치자. 그렇다고 다음에도 빨간색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거나, 혹은 다음에는 검은색이 나올 거다는 절대 아니다. 그런데도 심지어 '이만큼 잃었으니 이번에는 되겠지'라는 망상까지 치달린다. 확률은 독립적인 이성이다.

야구도 만만치 않다. 월드시리즈까지 오는 동안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와 야시엘 푸이그는 연일 헛방이었다. 팬들은 다 보이는 공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그들을 보고 시쳇말로 죽을 쑤고 있네 했다. NLCS 7차전에서 그 둘이 홈런을 칠 줄이야. 골수 팬들은 이런 경우를 많이 봐 와서인지 "분명 터진다. 그게 어느 때인지가 관건"이라고 해왔다. 타자가 나오면 밑에 자막으로 시즌 타율과 해당 투수와의 타율 등 별의별 것이 다 나온다. 말 그대로 숫자다. 차갑다.

하지만 그 숫자가 안 들어맞을 때, 야구는 진짜 재미다. 뜨겁다. 당장 다저스는 투수진이 앞서고, 보스턴은 타격이 앞선다는 언론들의 분석과 수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확률이 깨질 때, 감동과 영웅은 탄생한다. 그 스토리가 '가을의 고전' 진짜 내용이다.

인공지능 알파고는 오늘 로토와 야구의 점을 칠 수 있을까. 디지털의 양극인 0과 1을 수도 없이 왔다갔다하며 수치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봤자 알파고가 내어놓는 것은 확률이다.

"아니면 말고" 참 성의없는 말로 들린다. 건성건성 대충하자는 말투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확률을 '지배'하는 철학적 문장이다. 숫자야 0.00…까지 꼬치꼬치 따져야겠지만, 우리 마음이 어디 그런가. 인간은 나와 다르거나 잉여 70~80%도 포용할 줄 안다.

우리는 생리학적으로 수억 분의 1 확률에서 태어났다. 이미 로토를 맞고 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당첨된 로토를 쥐고 살면서 갈팡질팡 선택의 고민, 확률의 고민에 수도 없이 빠진다. 그리고 확률 절대수치인 1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오늘 찍을 메가로토 번호를 찾았다. 메가 22번에 3-8-10-13-35(또는 66).

커쇼, 테일러-마차도-터너-먼시-벨린저(푸이그)의 등 번호다. 확률을 이기는 방법은 딱 하나, '재미'다.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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