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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학원'이사회, 왜 오답만 찾나

김형재 / 사회부 차장
김형재 / 사회부 차장 

[LA중앙일보] 발행 2018/10/25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10/24 19:17

한인 이민역사 115년, 선조들이 남긴 유형의 유산에는 '민족과 공익을 위한 헌신'이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 LA에 마련한 대한인 국민회관, 대한인 동지회관은 한인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커뮤니티 공동자산이었다. 해방과 한국전쟁 후에는 한인과 한국 정부가 합심해 LA한인회관, 남가주 한국학원 부지와 건물을 마련했다.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소수계 이민자로 허드렛일 하는 가난한 사람이 다수였다.

미국은 다인종·다문화 사회다. 그럼에도 한인 선조들은 눈에 보이는 유산을 남겼다. '코리안' 색채를 지키려 노력한 이유는 뭘까. 뿌리는 잊지도 잃지도 말자는 다짐을 공유해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라는 슬픈 역사가 몸에 배어서일까? 얼과 정기를 잃으면 미국 땅에서 뿔뿔이 흩어지는 민족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담겼다.

선조들이 남긴 유산의 현재 모습을 보자. 대한인 국민회관은 기념관으로 거듭났다. 1903~1945년 사이 이민선조의 애국애족 정신을 한인사회와 한국사회에 알린다. 특히 한국 정부는 소외됐던 미주 한인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USC 인근에 자리했던 대한인 동지회관은 2013년 50년 장기임대로 흔적만 남았다. 동지회관도 선조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송철 선생의 아들 게리 송씨는 부동산 등기상 소유권을 주장하며 개발업자에 임대했다.

2010년 이후 LA한인회관 관리 주체 싸움은 한인사회 망신으로 기록됐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LA한인회관 운영을 맡은 한미동포재단 이사회를 해산했다. 비영리단체 부실운영을 수사 중이다. 커뮤니티 공익을 위해 일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한인사회를 대신해 건물관리를 맡았던 문제의 이사들은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무궁화학원이 전신이다. 1972년 초대 이사장 송철, 초대 교장 권길상, 교사 38명, 사무원 6명으로 시작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인 청소년에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민족교육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인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코리안 아메리칸 양성이 존재 이유다.

1984년 한인과 한국 정부는 350만 달러를 모금해 한국학원 본부 겸 윌셔사립초등학교 부지와 건물(4900 Wilshire Blvd, LA)를 마련했다. 1992년 멜로즈 중·고등학교 개교 때는 250만 달러를 추가 모금했다. 이민 선대들은 한인사회 최초로 '청소년·차세대'를 위한 전용건물을 유산으로 남겼다.

최근 윌셔사립초등학교 폐교 후 부지와 건물 활용 논의가 한창이다. 이사회는 한인사회 염원과 달리 장기임대를 주장한다. 2018년 남가주 한국학원은 대한인 국민회 기념관 같은 긍정의 사례를 남길지, 대한인 동지회관이나 한미동포재단의 전철을 밟을지 기로에 놓였다.

본질은 간단하고 쉽다. 선대의 유산과 유훈을 계승·발전하면 된다. 한인사회는 청소년 문화센터로 재정비하자며 자금지원까지 약속했다. 이사회만 정답을 외면하고 오답을 찾으려는 모습이 안타깝다. 제인 김·심재문·정희님·김진희·김덕순·김정혜·이규성·조희영·이정수 이사가 한인사회 염원을 망가트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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