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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어느 개척 교회의 생존 방식

[LA중앙일보] 발행 2018/10/26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10/25 18:52

미주크리스천신문이 발행하는 '세계한인교회주소록'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교회 수는 4100개 쯤 된다. 그 중 LA 일대엔 300개가 있다. 또 크리스천투데이 조사에 의하면 미주 한인교회 중 교인 수 50명이 안되는 초소형 교회는 45% 정도다. 100명 미만까지 합치면 75% 가까이 된다. 한인교회 열에 일곱 여덟은 소형 교회라는 말이다.

그렇게 작은 교회들은 어떻게 유지될까. 속사정 모르는 범부로선 아무리 따져 봐도 '답'이 안 나온다. 그럼에도 또 새로운 교회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교회가 없어서가 아닐 것이다. 패기 넘치는 젊은 목회자들, 남다른 비전으로 신앙적 소명을 실현해 보려는 사람들이 '뭔가 다른 교회'를 꿈꾸며 개척하는 교회들일 것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소자본 창업에 나선 자영업자 중 3년 이상 유지하며 정착하는 비율은 10%가 채 안 된다. 한국기독공보 칼럼에 따르면 개척교회 생존률도 이와 비슷하다. 아니 미국에선 훨씬 더 낮을 것이다. 기도와 기대로 시작은 했지만 교인은 모여들지 않는다. 임대료나 운영비 등을 포함한 비용은 발등의 불이다. 결국 주저앉고 마는 교회가 한 둘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1년 2년 버티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교회는 그 자체로 경이로움이다.

지난 일요일, LA한인타운의 한 개척교회 생일잔치에 초청받아 가 보게 되었다. 창립 2주년을 맞은 '리뉴얼 새힘교회'(담임 정달성 목사)다. 등록 교인이 40명이 채 안된다고 했는데 축하 손님은 그 두 배는 되어 보였다. 그 동안의 활동도 웬만한 중형 교회 못지않을 만큼 다양하고 역동적이었다. 이 교회 처음 시작할 때의 모습을 아는데 2년 새 이렇게나 부흥된(?) 것이 놀라웠다.

담임목사가 말했다. "의외로 성경과 예배에 갈급한 사람이 많아요. 그걸 채워주려고 최대한 힘쓰고 있습니다." 교회의 본질, 즉 기본에 충실한다는 이야기였다. 어떤 교인이 말했다. "큰 교회와 비교하지 않습니다. 부러워하지도 않고요. 부족한대로 모자란대로 기쁘게 나누고 섬깁니다." 작은 교회의 최대 장점인 가족적인 분위기를 살려 즐거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긴 그 정도 안 하려는 교회가 어디 있을까. 그럼에도 불같이 일어나는 교회가 있고 맥없이 주저앉는 교회가 있는 것을 보면 이 교회가 활기찬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 것 같았다. 그게 뭘까 생각해보다 결국 목회자와 그 가족들의 '사람됨'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끊임없이 뭔가를 주고 싶어 하는 마음, 가족 모두의 솔선수범, 헌신같은.

흔히 목회자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말씀'과 '영성'이라고들 한다. 맞다. 그것이야말로 교회 부흥의 첫 번째 조건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영성을 넘어 '인간성'까지 따진다. 열정과 비전, 결단력과 추진력, 따뜻함과 자상함, 성실함과 일관성, 그리고 자기희생. 이런 것들은 '영성'과 따로 놀지 않는다. 오히려 깊은 영성의 뒷받침이 없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요즘 한인 비즈니스, 어렵다고들 아우성이다. 주류 미국 경제는 호황이라는데 한인 경기는 여전히 식어있다는 것이다. 그런 중에도 되는 집은 된다. 이유가 뭘까. 성공학 교과서들은 한결같이 조언한다. 기본에 충실하기. 사장과 종업원이 한마음으로 즐겁게 일하기. 그리고 진심이 담긴 인간적인 서비스라고. 야박하고 인색하고 무뚝뚝한 업소를 두 번 찾는 바보는 없다고. 교회와 비즈니스는 다르다지만 '새힘교회'의 생존 방식, 성장 비결 역시 이것이었다.

이 쉬운 원리를 왜들 모르고 비즈니스 안 된다고만 할까. 주는 것이 결국은 얻는 것이라는데. 조그만 개척교회도 알아 실천하는 이 역설의 진리를 사업의 귀재라는 사람들은 왜 자꾸 잊어버리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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