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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게이츠가 되려면 앨런을 찾아라

지난 10월 초에 발표된 '포브스 400'이라는 미국 부자 리스트에 변동이 생겼다. 리스트가 발표된 지 열흘만인 지난 15일 폴 앨런이라는 시애틀 출신 사업가가 암으로 별세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름 아닌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운 공동 창업자로 그의 포브스 순위는 21위였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빌 게이츠(2위) 이외에도 스티브 발머(14위)가 있다.

폴 앨런이 15세 때 13세의 빌 게이츠를 만났다고 한다. 그들은 고교 때도 같이 다녔다. 게이츠가 하버드에 다니고 있을 때 워싱턴 주립대학에 다니던 앨런이 학교를 때려 치우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차리자고 했을 때 빌 게이츠도 하버드를 그만뒀다. 하지만 공동 창업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1983년 혈액암의 한 종류인 호지킨 림프종에 걸려서 마이크로소프트를 그만뒀다. 그 당시 가지고 있던 주식이 나중에 그에게 대박을 안겨줬다.

많은 사람이 빌 게이츠가 폴 앨런에게 두둑하게 챙겨줬다거나 폴 앨런이 친구를 잘 만나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전한다. 두 사람은 원래 1대1 지분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에 빌 게이츠가 지분을 빼앗아갔다는 후문이다.

프로그래밍 작업은 폴 앨런이 더 공헌했고 빌 게이츠는 비즈니스 쪽으로 더 공헌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는 거의 폴 앨런이 냈다고 한다. 하지만 앨런이 병에 걸리자 게이츠가 스티브 발머와 앨런을 흉봤다. 이게 두 사람이 갈라서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애플 초기의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의 관계와 비슷하다.



많은 사람은 빌 게이츠가 혼자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웠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비즈니스 분야로, 프로그래밍 분야로 기여와 공헌이 다를 수 있다. 인터넷으로 시작된 IT벤처 기업들은 이렇게 혼자가 아닌 모여서 이루는 성과가 대다수다.

오는 11월17일부터 다음날까지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해커톤이 열린다. 해커톤은 프로그래머를 비롯한 개발자들이 마라톤 뛰듯이 쉬지 않고 프로젝트를 며칠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이벤트를 이른다. 개발을 위해서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오히려 짧은 시간에 최대 역량을 발휘하여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런 행사는 유수한 IT기업들이 뛰어난 직원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된다.

중앙일보가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뛰어난 한인 개발자와 뛰어난 한인 비즈니스맨을 만나게 하자는 취지다.

이번 행사의 공동 주최자인 USC김선호 박사(공대 IMSC부소장)는 "실제 행사 결과 얻어지는 순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분야도 많고 지향점도 다르다 보니 모든 출전팀이 우승자"라고 개발자들의 참가를 부탁했다. 그는 또 "개발자가 아닌 참관자들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으로 이끌어줄 개발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가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난 것처럼, 빌 게이츠가 폴 앨런을 만난 것처럼 그 누군가를 이번 행사에서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빌 게이츠 같이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의 '폴 앨런'을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에 대한 한인 커뮤니티의 기대가 아주 높다.


장병희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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