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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일부 한인들의 '부끄러운 산행'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인간이 쏟아내는 각종 오염 물질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폭염과 한파, 폭우와 태풍 그리고 지진과 허리케인 등 불가항력의 기상 재해는 해가 바뀔수록 그 횟수와 진도가 심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자연 생태학자였던 존 뮤어가 갈파한 "인간이 자연을 해치면 자연은 언젠가 인간을 해친다" 는 유명한 명구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은 오직 자기의 배설물만 남기고 사는데 유독 우리 인간만 지구가 제일 싫어하는 각종 쓰레기나 공해 또는 소음이나 화학물질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직접 찾아가서까지 마구잡이로 자연을 훼손하고 있으니 이제 얼마 안가서 존 뮤어의 예언대로 인간이 받을 보복은 받아놓은 밥상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든다.

어떤 종교에서는 지구종말론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실상 그 원인도 따지고 보면 모두 우리 인간이 만든 자업자득이다. 휴지 한 장 버리는게 뭐 그리 대단하랴 하는 생각부터 우리는 고쳐야 한다. 특히 등산로 주변에 한글로 인쇄된 휴지들이 널려 있을 땐 얼굴이 더 뜨거워진다.

또 등산을 하다 보면 으슥한 나무 밑에는 휴지들이 하얗게 널려있다. 여자들이 용변을 본뒤 뒷처리한 휴지들이라고 한다. 자기 몸은 닦아서 깨끗할지 몰라도 깨끗하던 자연은 저렇게 더렵혀도 된단 말인가. 작은 비닐 봉지 하나 준비해 가 그 속에 넣고 오면 간단할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뿐이 아니다. 몸에 좋다는 각종 산나물이나 버섯 또는 꽃이나 열매들은 한인들 앞에서는 남아나질 않는다. 심지어 수석이나 고목까지 닥치는 대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그 효능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겨우살이를 따기 위해 등산로도 아닌 온 산을 헤집고 다닌다. 마치 자기가 농사라도 지어 놓은 양 등산 나올 때부터 비닐백과 장갑까지 작심한 듯 준비하고 나오는 사람도 있다. 도토리를 주워 해 온 묵이니 올개닉이라고 자랑도 한다. 이는 숲속 동물의 밥을 훔쳐오는 바나 다름이 없다. 산악인의 기본 도리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행동들이다.

아무도 없는 산이지만 이런곳에도 엄연히 법이 있고 등산수칙이 있다. 지난 10월 20일자 중앙일보에는 사막 식물인 더들레야를 불법 채취한 죄로 한인 2명이 강제 추방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얼마나 창피스러운 일인가. 자연과 산을 가장 아끼고 보호해야할 산악인들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이제 우리 한인들도 이민 경륜이 꽤나 되었고 또한 학식과 지성을 겸비한 민족 아닌가. 타인종에게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눈총받는 행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필자도 지금까지 수십년 간 산악인으로서 활동했지만 이제 얼마남지 않은 여생을 좀 더 자연보호를 실천하고 일깨우는 일에 미력한 힘이나마 보탤 계획이다. 이런 뜻에 공감하여 자연보호 활동에 힘을 합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란다. 전화 (213)736-9090.


김평식 / 등산여행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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