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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심상찮은 한국 금융시장

한국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코스피시장은 이달 들어 시장지수가 236.97포인트(10월 23일 기준) 하락했다. 1월부터 9월까지 지수 하락 폭이 124포인트인 것을 고려할 때 10월의 주가 하락이 상당히 가파르다. 외환시장에서도 불안한 가격 흐름이 관찰된다. 원·달러 환율은 4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는데 10월 들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양상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다. 미국은 2.0~2.25%다. 기준금리 역전 폭이 0.75%나 된다. 미국은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올렸고, 오는 12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됨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면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금융 불안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금융 불안의 원인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먼저 찾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8%로 집계됐다. 그런데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경기둔화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성장률을 2.7%로 수정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 중반대로 낮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연준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고한다. 예정대로 인상이 진행되면 내년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3.25%에 이를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살펴보면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신흥국에게 큰 부담이 됐고, 종종 신흥국의 금융 위기를 초래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의 장기화 조짐도 금융 불안의 원인이다. 이는 중국에 대해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무역전쟁의 피해를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만일 신흥국 위기와 같은 대외적인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금융 불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완만한 속도다. 견조한 수출 덕분에 경상수지는 사상 최장 78개월 연속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화보유액도 4000억 달러가 넘고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일부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신흥국 금융위기는 한국경제에 큰 악재다. 무역전쟁의 장기화도 한국의 수출에 부담이다. 시장 개선의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조금씩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체질 개선과 속도 조절을 위한 전략적 처방이 필요하다. 체질 개선은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거센 태풍도 견뎌내는 법이다. 창업과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하고, 과감하게 규제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속도 조절을 위한 전략적 처방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에 있어서 수량만큼 중요한 것이 속도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자금 유출은 시장금리와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야기한다. 급격한 금리상승은 한국경제의 취약점인 가계부채에도 직격탄이 된다. 금리 정책 기조의 변화를 통해 자금 유출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가계부채 부실화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재정의 역할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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