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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비빔밥과 '삽질'

▶겉모습: 하얀 밥에 알록달록 나물과 빨간 고추장, 여기에 노란 계란 지단. 비주얼의 극강.

▶영양: 나물의 비타민, 섬유소, 무기질에 고기·달걀로 단백질. 탄수화물(밥), 단백질, 지방(참기름), 식이섬유까지 다 있는 셈.

▶조리: 제대로 하자면 다듬고, 간하고, 볶아서 식혀 두는 등 복잡하지만 초간단하게 재료를 마구 때려넣고 고추장 한 술에 참기름 둘러치면 되는 잔반정리 끝판왕.

비빔밥은 일단 예쁘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은 그 색깔에 감동한다. 재료의 성분까지 알게 되면 두말없이 '엄지 척'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먹고 극찬한 이후, 한식 세계화 붐이 일 때 대표주자로 선정된 이후, 비빔밥은 코리아의 상징이 됐다. 비록 고급 음식으로서 한계(한 그릇에 100~200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는 있지만, 엄마·누나와 둘러앉아 양푼에 "섞섞" 비벼 먹던 그 맛이 K푸드의 선두주자가 됐다니 놀랍고 기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검은 양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삽'을 들고 나타났다. 비빔밥을 홍보하는 멋진 퍼포먼스라며, 삽질로 비비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일을 기획한 사람부터 아무 생각 없이 따라하는 높으신 아저씨들까지, '음식 삽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 식당 테이블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보고 기겁을 하는 외국인들이 보면, 이건 또 다른 '몬도가네'다. 색색들이 아름답게 꾸며놓은 음식을 삽으로 휘젓고 비벼서 파괴해 먹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부질없다' '헛짓하다'라는 단어가 있다. 삽/질/하/다. 숟가락으로도 비비기 쉽지 않은 것을, 삽을 들고 어쩌자는 것인가. 제발 그만하자.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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