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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생활] 삼권분립과 출생 시민권

김윤상 / 변호사
김윤상 / 변호사 

[LA중앙일보] 발행 2018/11/08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11/07 18:52

삼권분립이란 건 근대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자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제어되지 않는 왕권이 어떻다는 걸 경험한 근대 시민사회는 왕권과 유사한 권력을 행사하는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입법부와 사법부를 두고 삼권분립을 민주주의 뼈대로 삼았다.

잘 알다시피 삼권분립이란 게 이론상으론 그럴듯해도 실제로는 이론만큼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도 많고 너무 잘 작동해도 아이러니하게 비효율적일 때도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개혁을 추진해보려 해도 사법부가 제동을 거는 경우로 대표적인 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개혁 시 연방 대법원의 뉴딜 딴지걸기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의 지난 정권처럼 사법부가 행정부 눈치를 보며 심지어 사법 거래를 했다는 의혹까지 받으며 행정부와 사법부가 권력유착을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삼권은 결국 너무 밀착해 협력해도 너무 지나치게 견제해도 문제다. 삼권 중에서 힘 빠진 왕권의 변형인 행정부의 경우 많은 경우 권력 행사의 유혹에 빠져든다.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거의 모든 일이 행정권 행사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입법부로부터의 적극 지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행정부는 행정명령을 이용해 사실상의 입법활동에 가까운 줄타기를 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행정명령이 바로 트루먼 정부의 한국전쟁 참전 결정이다. 국가가 전쟁을 하기 위해선 의회의 표결을 거쳐 선전포고를 해야 함에도 불구 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가 행정명령으로 전쟁을 치른 게 한국전쟁이다. 트루먼 행정부가 전쟁 대신 한반도의 치안확보라는 말 바꿔치기로 행정명령을 발효시킬 수 있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도 북한이 국가가 아니라는 굉장히 창의적(?)인 이유를 내세워 북한과의 협약에 효력을 발생시키는 모험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정부도 이민자들의 사면이 의회에서 굉장히 어렵게 되자 DACA라는 청소년 구제 법원을 행정명령으로 처리했다. 당시에도 공화당으로부터 위헌이니 하면서 엄청난 공세를 받았고 아직도 그 불씨가 꺼지진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를 혐오하는 트럼프 행정부도 아이러니하게 오바마 행정부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특정 이슬람권 국가의 미국 방문 규제를 행정명령으로 추진했다. 예상대로 곳곳에서 소송전이 벌어졌고 판사가 진보적인 지역은 위헌, 판사가 보수적인 지역은 합헌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다 결국 대법원에 가서 합헌판결을 받아냈다.

트럼프가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또 하나의 쇼킹한 카드를 꺼냈다. 부모가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태어나면 주던 시민권을 더 이상 자동으로 안 주겠다는 거다. 트럼프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벌써부터 트럼프의 예상되는 행정명령이 위헌이니 합헌이니 해서 시끄럽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폭스TV에선 한국, 중국 등의 원정출산을 내세워 자동 시민권 부여에 대해 공격하는 방송으로 포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론 원정출산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지만 헌법에 보장된 속지주의를 깨는 '출생 시민권' 폐지를 주장하는 트럼프는 선을 넘어섰다. 물론 수정헌법 14조의 시작은 물론 현대식 개념의 불체자들의 자녀들, 시민권자가 아닌 합법 체류자들의 자녀들을 생각해 만들어진 건 아니다.

수정헌법 14조는 원래 남북전쟁 뒤 해방된 흑인 노예들에게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주기 위해 제정된 건데 그 이후로 속지주의의 근거가 돼왔다. 트럼프가 계산하는 건 위헌, 합헌 널뛰기 놀이를 각 지방법원들에서 하다가 대법원으로 케이스가 올라오면 보수성향 판사가 압도적 다수인 대법원이 결국 그의 손을 들어줄 거라는 것이다. 그동안 너그러웠던 미국의 상징 수정조항 14조가 어떻게 될지 이민자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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