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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북한에 좀더 당당할 수 없나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 

[LA중앙일보] 발행 2018/11/08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11/07 18:53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는 "윗사람에게 겸손한 것은 복종이요. 동료에게 겸손한 것은 예의, 아래 사람에게 겸손한 것은 고귀한 미덕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겸손은 미덕이지만 지나친 겸손은 국제관계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요즈음 국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를 존중하며 해당업무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상대에게 이익을 주면서 나도 이익을 얻는 것, 이것이 분업화된 세계경제와 지역 특성이 가져다주는 서로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제회의를 비롯한 남북회담 진행사항을 보고 있으면 한국 측은 너무 겸손한 자세로 북한 눈치보기와 대북 저자세로 비난을 당하고 있다. 국격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나 염려된다.

지난 9월 15일 판문점 남측구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 대표인 조국통일위원장이 남측 대표인 통일부 장관에게 "바로잡을 문제들이 있다. 남측이 더 잘 알 거다. 연말까지 분투하기를 기대한다"고 하자, 통일부 장관은 "말씀 주신대로 역지사지하며 풀어 가겠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평양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2~3분 늦었다고 "단장부터 앞장서야지"라며 북측 대표가 면박을 주자, "시계가 고장 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즉각 "시계도 주인을 닮아서 그렇게 늦네"라며 재차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상대의 오만한 자세와 말투는 묵과할 수 없는 태도라고 생각된다. 통일부 장관은 대꾸도 안 하고 넘겼다고 한다. 이북 사투리로 무뚝뚝을 떨었으니 오죽하면 대꾸도 없이 넘어갔겠는가. 그러나 일국의 대표로서 할말은 하고 넘어갔어야 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있다.

겸손을 겸손으로 받아주지 않는 상대방, 북한의 눈치만 보는 꼴이 되었으니 당연히 야당에서는 서열이 높은 장관이 북한의 사무관 정도로 취급받고도 그대로 넘어갔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던가. 국가의 대표가 모욕을 당한 것은 온 국민의 수치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 측 대표도 늠름한 자세로 자신있게 대응할 수 있는 패기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남북대화의 중요성은 절실하다. 하지만 지켜야 할 원칙과 금도가 있다. 북측의 외교 무례와 과도한 요구는 단호하게 일축하고, 인권과 언론 자유 등 우리 공동체의 근본 가치를 지키면서 남북대화로 평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의 위상을 지키는 길이고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다. 평화로 인해 우리의 삶이 더 발전해야지 다시 보릿고개를 넘으려고 하면 되겠는가.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실리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 남북평화를 구실삼아 북한의 무자비한 요구로 한국의 대들보가 무너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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