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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병역은 선택이 아니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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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8/11/10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8/11/09 18:55

한국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집총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를 선고한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14년 3개월 만에 뒤집힌 것이다. 참으로 황당한 판결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병역은 국민의 4대 의무 가운데 하나다. 간혹 어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서 법이 정한 의무를 이런저런 이유로 교묘히 비켜 간다. 우리집 4형제는 1950, 1960년대에 군복무를 모두 마쳤다. 장남과 차남은 6·25에 참전한 보병과 통신장교로, 3남과 4남은 서해 백령도와 전방 GP초소에서 경계병으로 근무했다. 군 복무연한을 계산하면 10년, 13년, 4년, 3년 도합 30년을 군에서 복무한 한 가정의 병역 내역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던 지난날의 상황과 현재는 무척 다르다. 가난했던 나라의 군대란 생각만 해도 처량하고 불쌍하다. 가능하면 군복무를 피하고 싶었던 게 그때 젊은이들의 솔직한 마음이었을 게다.

이제 현대적 장비와 보급으로 선진국 수준의 군복무는 어쩌면 젊은 인생의 경험이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군대로 성장 발전했다. 이번에 정치권에서 병역거부에 상응한 대체복무제를 주문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국민의 의무 앞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해야 한다. 군대 다녀온 사람보다 오히려 군대 안 다녀온 미필자들이 더 잘 먹고 잘산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속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느 특정 교단은 종교적 양심이란 이름으로 집총거부는 물론 국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한다. 국방 의무는 형평성이 그 생명이다. 이번 판결로 한 해 수백 명에 이르는 양심적 병역기피자가 더 늘거나 '가짜'가 속출할 수도 있다. 국방부는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의 1.5배에서 최장 2배까지 검토 중이라 한다. 소중한 시간을 나라에 바치는 장병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대체복무가 아닌 현역에서도 비전투 병과에서 총기휴대가 없는 실무현장 근무로 배치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환자를 이송하는 의무 위생병, 진지에 유선매설하는 통신 가설병, 전후방에 도로·교량 등에 투입되는 건설 공병, 특수 차량 등을 정비하는 병기 수리병 등 다른 임무로 현역 복무 대체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밀하게 대책을 다듬고 국회가 서둘러 입법화해 종교니 양심이니 하는 부작용을 깔끔히 차단해야 할 것을 권하고 싶다. .

촤근 남북 군사합의로 인해 우리 군의 방어시설과 장치가 철거돼 그야말로 안보가 불안한 상태다. 특히 군복무 제도에 따른 남북 병력의 질과 수의 격차다. 북한은 120만의 노련한 정규군에 남자 10년, 여자 7년이란 병역의무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는 38만의 병력을 목표로 그나마 18개월의 복무기간이다. 더욱이 미국이 연합 훈련 중단을 선물한 것에 뒤질세라 우리도 자체 훈련 중단을 북한에 약속했다. 실전적 훈련과 부단한 작전 활동을 해도 막상 전투가 벌어지면 평소 실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한다. 우리 장병의 손발을 묶는 잘못된 작전 수칙에도 합의해 주었다. 연평해전에서 이 수칙 때문에 우리 장병이 억울하게 희생된 것을 잊었는지 앞으로는 훈련 한번 제대로 못 한 장병이 우왕좌왕 생사를 넘나들게 될까 봐 걱정이다. 미국은 군인을 명예로운 봉사자로 우대한다. 이스라엘은 전쟁이 나면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본국으로 돌아온다. 누구나 하나뿐인 생명인데 '살고픈 양심'이 없어서 의무 앞에 그냥 바치라고 하기엔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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