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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부자와 하느님 나라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LA중앙일보] 발행 2018/11/13 미주판 25면 기사입력 2018/11/12 15:58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 예수님은 부자 곧 능력 있고 힘 있는 존재를 등용하지 않겠다는 뜻일까, 아니면 가난하고 무력한 자들의 왕국을 세우겠다는 뜻일까? 이 의문에 답을 찾으려면 어떤 대화에서 이 말씀이 나왔는지 그 장면을 살펴봐야 한다.

부자 청년은 예수님께 다가와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를 여쭈었다.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보탬이 되겠다. 한 지역을 맡게 해 달라!'는 부탁이 아닌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비결로써 당신을 따르고, 당신을 따른다는 증거로 가진 재물을 이웃에게 나눠주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는 재물이 많았기에 그 당부를 따를 수 없어 울며 돌아갔다.

영원한 생명은 율법을 따른다고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예수님에 대한 철저한 신뢰와 추종의 결과다. 이 신뢰와 추종은 사람들의 눈에 완전히 드러나지 않기에 그 날, 곧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자기 옥좌에 앉게 되는 날'(마태 19,28) 사람들의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사람들은 재산을 하느님의 호의를 입고 있다는 표지로 여겼으며, 그 부자 청년도 분명히 하느님의 복을 받은 것이라고 보았다. 하느님의 복을 분명히 누리고 있는 이 청년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면, 과연 누가 들어갈 수 있을까?

교회 전승에 의하면, '바늘구멍'이란 예루살렘 성벽에 있는 매우 작은 문이었다고 한다. 낙타가 그 문을 지나가려면 무릎을 꿇고 기어가야 할 정도였다. 그 길로 가려면 많은 짐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은 낙타가 많은 짐을 버려야 하듯이 그 사람에게 물질적인 집착을 버리라고 요구하셨다. 영원한 생명, 곧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재물의 복을 믿지 말고 하느님을 신뢰하라고!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릎을 꿇고 겸허히 청해야 한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고 우리를 성덕으로 이끄실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영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여분의 많은 짐을 버려야 한다. 아침마다 새롭게 우리의 삶을 주님께 바치며, 우리에게 주님이 필요하다고 고백하자. 여전히 남아 있는 우리의 자만심을 버리고, 오직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완덕을 추구하며,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주님의 권능에 무릎을 꿇자!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겠는가?"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4-26)

park.p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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