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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새로운 저작권 패러다임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11/14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8/11/13 12:21

최근 저작권 분쟁 양상은 권리와 침해가 분명했던 과거에 비해 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급속한 기술 발전과 미디어 생태계 변화가 가속화 되었지만 저작권 법률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세 가지 면에서 전면적 변화가 진행되었고 이에 부응하는 저작권 상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저작 환경의 변화이다. 인공지능 등 비인격체의 창작이 이루어지는 이른바 초지능 현상은 창작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또한 인공지능 창작물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얼마 동안 부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쟁점이 있다. 그리고 초연결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빅데이터의 권리 귀속에 대한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 상당수 콘텐츠가 장르를 넘나드는 융복합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저작자와 수용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도 등장했다. 이런 경우들에서 저작자의 범위와 권리 비율을 공정하게 획정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저작물 수용 행위의 변화이다. 과거 미디어는 주로 소유의 개념으로 거래되었다. 디지털 매체도 마찬가지였다. 이용자가 비용을 치르고 파일을 다운로드함으로써 매매가 이루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연결의 환경 속에서 미디어 수용이 일어나는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스트리밍 되는 음악을 다운로드 없이 접속해서 듣는 방식이다. 그리고 매체의 전부가 아닌 극히 일부분을 소비하는 방식이 늘었다. 뉴스, 쇼, 영화, 드라마 등에서 특정 부분만을 시청하거나 전자책의 한 페이지 또는 지식 데이터베이스의 한 단락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어떻게 과금해야 할지 저작자에게 어떻게 지급해야 할지에 대해 정확한 기준이 서지 않고 있다.

셋째, 저작권 거래 관행의 변화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화이다. 디지털 저작물의 경우 국경의 장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때 나라마다 다른 저작권 관행이 문제가 된다. 국제 협약이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 적용에서는 국가 간 차이가 심하다. 그리고 저작 환경 변화에 따라 공정 이용의 범위가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 간, 사업 주체 간 벌어지는 저작권 침해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논쟁도 일고 있다.

이렇듯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전통적 법률•제도•관행이 어긋나는 이른바 문화 지체 현상은 저작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정비해야 할 과제이다. 짧은 시간에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저작권 법률과 제도상의 정비도 필요하다.

우선 매우 세부적이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저작권 권리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한 저작물 안의 세부 영역, 특정 부분의 저작 권리자가 누구인지 세밀하게 규정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저작권을 집합적으로 관리하는 집중 관리 제도가 현재보다 더 발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조치들만으로는 변화한 저작권 환경에 대응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이것을 기본으로 삼아 보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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