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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큰 선배님 팔순잔치

하지산 / 롤링 힐스
하지산 / 롤링 힐스 

[LA중앙일보] 발행 2018/11/1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11/14 19:24

고교 동창회장이 큰 선배 팔순잔치를 위해 최소 인원만으로 모임을 갖고자 하니 참석 가능한지를 물었다. 평소 선배님의 덕망이나 동창에 기여한 업적도 업적이지만 몇 해 동안 뵙지 못했기에 흔쾌히 참석하기로 했다.

골프를 함께하고 저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회장단이 준비를 해놓았다. 선배님은 부부의 팔순 여행을 다녀오신지 며칠 되지 않았고 감기 기운도 있어 거절할 수도 있었을 약속을 지키셨다.

선배님은 평소처럼 밝은 모습으로 후배들을 일일이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안부를 물었다. 라운딩 중에도 우리들을 재미있게 유도해 주셨다.

선배님은 이민 1세대 원로로 사업에 크게 성공하셨고 동포 사회에 많은 헌신을 하신 분이시다. 어느 한인 은행의 설립 이사로 계시면서 은행이 크게 성장하는데 많은 기여도 하셨다. 얼마 전부터 청력이 약해져 듣기가 불편해졌고, 상대방에 방해가 된다며 이사 자리를 내려놓으시겠다며 남의 일같이 말씀하셨다.

선배님은 바쁘고 어려운 일도 많으시지만 언제나 누구를 만나도 부드럽고 밝고 환한 얼굴이다. 한 번도 부정적인 말이나,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선배님은 약주를 즐기시고 어느 누가 잔을 건네도 거절하지 않으신다.

식사중 술이 한두 순배 지나고 나는 선배님에게 살아오면서 후회되는 일이 있는지 물었다. 선배님은 생각의 겨를도 없이 "나와 함께 한 모든 사람들에게 많이 주지 못한 것, 잘 해주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하시면서 얼굴을 붉히셨다. 우리가 알기로 남들보다 훨씬 많이 베푸신 분이신데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선배님이 어느 성직자보다 더 덕망이 높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 같았다. 나는 깊고 큰 울림의 감명을 받았고 그리고 나 자신이 크게 부끄러웠다.

그날 후배 동문이 마련한 자리는 따뜻했다. 선배님은 크게 즐거워하셨고, 참석한 동문 모두 행복했다. 선배님,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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