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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52억불 중간선거, 2020 트럼프 경쟁자 보인다

민주 1조4000억, 공화 9400억 사용
소액기부로 모금 1위 오른 오루크
크루즈에 졌지만 대선 주자로 부상
블룸버그·스테이어 직접 출마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상원과 2020년 대선에 결정적인 주지사 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 만에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고도 중간선거를 "위대한 승리"라고 한 데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보다 선거자금 모금에서 압도적 열세와 적대적 언론보도를 이겨냈다는 게 근거다.

2016년 대선은 예외였지만 미국 선거에서 돈은 결과를 좌우하는 큰 변수의 하나였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미국 책임정치센터(CRP) 추산, 역대 최대인 51억9006만 달러를 쓴 선거였다. 2016년 대선 비용(23억8687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본지가 연방선거위원회(FEC)의 지난 10월 말 기준 모금·지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 민주당이 약 6대 4 비율로 공화당보다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말이 핑계가 아니라 사실이었던 셈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개인별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14억4600만 달러를 모금해 12억4300만 달러를 썼다. 공화당 후보들은 9억4800만 달러를 모금해 8억4500만 달러를 썼다. 모금액에 무제한인 수퍼팩(Super PAC) 등 외곽 모금 조직에선 더 큰 차이가 났다. 1000만 달러 이상 상위 30위 위원회 회계보고에서 민주당 지원 조직은 21억 달러, 공화당(9억500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을 모금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위원회 등 공식 당조직은 비슷했지만, 소액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 한 곳이 10억8200만 달러를 모금해 민주당 후보들에 쏴줬기 때문이었다.

액트 블루 덕분에 선거자금 모금 1위로 2020년 대선주자로 부상한 사람이 베토 오루크(46) 텍사스 상원의원 후보다. 그는 소액 기부로 7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덕분에 무명 하원의원에서 2016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테드 크루즈 의원과 2.6%포인트 차 박빙의 선거전을 벌이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원래 민주당내 중도 온건파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TV·디지털 광고를 통해 트럼프의 반이민 국경장벽, 총기 옹호 정책에 반대하는 상징적 인물이 됐다. 그는 지난달 전국에 생중계된 CNN방송과 타운홀 토론에선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상원의원 대선주자도 약 27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단순히 자신의 지역구 선거만이 아니라 전략지역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당내 트럼프 저격수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3800만 달러를 모금해 전체 4위를 했다.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태미 볼드윈(위스콘신) 각 3000만 달러, 커스틴 질리브랜드(뉴욕) 2700만 달러, 팀 케인(버지니아) 2500만 달러 등으로 모금 상위 20위에 들었다. 이번 선거 득표율은 질리브랜드 의원이 66.5%로 당내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고 워런(60.3%), 케인(56.9%) 의원 순이었다.

올해 본인 선거대상이 아닌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도 2300만 달러를 모금해 캘리포니아 하원 전체 선거구를 지원하고, 네바다 등 미 전역을 누볐다. 2016년 대선 돌풍의 주역인 버니 샌더스(77·무당파) 상원의원도 1100만 달러를 모금했다. 그는 버몬트주에서 67.4%로 상원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다만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2020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데 그때 79세의 나이와 건강이 이슈가 될 것"이라고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공화당 대선주자군 가운데 크루즈 상원의원이 4400만 달러를 모금해 모금 순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신인 오루크에 고전하며 막판 트럼프의 지원 유세 도움까지 받아 가능성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다가 이번 선거로 상원의원(유타)으로 복귀한 밋 롬니(71)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가 부상하고 있다. 그는 선거비용 500만 달러만 쓰고도 62.6%라는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롬니 당선자는 선거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 해임하자 "로버트 뮬러 러시아 특검 수사는 방해받지 않고 계속돼야 한다"고 트윗으로 밝혔다. 트럼프가 정치적 위기에 빠질 경우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큰손 기부에선 여당인 공화당에 기부금이 더 쏠렸다. 책임정치 센터(CRP)에 따르면 올해 150만 달러 이상 상위 100대 개인 기부금은 3억 1666만 달러(50%)가 공화당, 2억 9898만 달러(47%)가 민주당으로 갔다. 정치자금 기부의 가장 큰손인 셸던 애덜슨 샌즈그룹 회장이 1억1303만 달러를 공화당에만 기부한 덕분이다. 그는 유대인 카지노 재벌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구다. 역시 트럼프의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중국 측 대미 무역정책 로비 창구역할을 하는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그룹 회장도 1281만 달러를 공화당에 기부했다.

민주당 큰손 기부자엔 잠재적 대선주자 두 명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억만장자 대통령의 금기는 깨졌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업계에서 은퇴한 뒤 트럼프 탄핵운동을 벌이고 있는 토머스 스테이어(61)는 민주당에 5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그는 올해 40곳에서 타운홀 행사를 갖고 620만명 탄핵 청원 서명을 받았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이번 선거 막판에 본인이 직접 전국방송 TV 광고에 출연한 것을 포함 민주당 하원 탈환에 4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스티븐 슈미트 아이오와대 교수는 기자에게 "블룸버그 전 시장의 대선 출마가 확실하다고 들었다"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과 경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그를 워런, 샌더스, 해리스 상원의원 등에 이어 민주당 대권 주자 9위에 올렸다.


정효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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