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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군대의 등뼈

지난 8일 한국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한·미연합령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의 한 장면. 한국을 떠나는 빈센트 브룩스 미 육군 대장이 한 명을 가리키며 "훌륭한 전사이자 내 전우"라고 불렀다. 그가 감사를 전한 사람은 스티븐 페이튼 주임원사였다. 페이튼 원사도 이날 주한미군 주임원사(CSM·Command Sergeant Major) 임무를 마치며, 그 자리를 신임 월터 타갈리쿠드 원사에게 넘겨줬다.

페이튼 원사와 타갈리쿠드 원사의 좌석은 주빈석에서 브룩스 대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신임 사령관의 바로 뒤였다. 주한미군 주임원사의 대우는 장성급에 준한다. 전용 차량이 있으며, 통역병도 따로 둔다. 주요 부대 행사에선 늘 사령관과 함께 선다.

미군에서 주임원사뿐만이 아니라 부사관(NCO·Noncommissioned Officer)에 대한 처우가 좋다. 베트남 전쟁의 교훈 때문이다. 사실상 전쟁에 패하면서 군기는 엉망이 됐고, 적이 아닌 아군의 총에 죽은 장교가 여럿 나왔다. 그러면서 미군은 장교와 병사 사이에선 다리, 부대의 허리 역할을 하는 부사관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됐다. 미 육군의 경우 1973년 부사관 복무 신조를 만들었다. 부사관 복무 신조엔 "나는 육군의 등뼈(backbone)"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한국은 국방개혁 2.0의 하나로 군 복무기간이 줄고 있다. 인구절벽이 다가오면서 입대 병사는 감소하고 있다. 한국군에서 부사관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아직도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제시하는 부사관이나 이를 귀담아듣는 장교가 많지 않다고 한다. 군의 문화와 풍토가 바뀌지 않은 탓이다. 강한 부사관이 강한 군대를 만든다. 척추(등뼈)가 튼튼해야 신체가 건강하듯 말이다.


이철재 / 한국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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