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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GM의 전기차 선언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를 강하게 만들어 선두에 서려는 조치다." 메리 바라 GM 회장이 27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던진 화두다.

GM은 2019년 말까지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 전 세계에서 7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만47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북미에서 셰비 크루즈와 볼트(Volt), 뷰익 라크로스, 캐딜락 XTS와 CT6 생산을 2019년까지 중단한다.

"매우 도전적인 환경에서 우리 회사와 경제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강할 때 이 같은 조처를 한다." 바라 회장은 2009년 파산 때처럼 수동적 변화가 아니라 선제적이고 능동적 변화를 얘기한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도로를 메운 차를 보면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GM, 아니 모든 자동차 관련 회사의 고민을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공장의 로봇화와 전기차·자율주행차다. 여기에 가족용 세단을 대체할 정도로 픽업트럭의 인기가 높다는 새로운 경향이 가세했다. 도로에서 테슬라와 픽업트럭, SUV가 늘었다고 느낀다면 거기에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다 들어있다.



GM이 단종을 결정한 차종은 승용차와 볼트(Volt)다. 폐쇄가 결정된 공장은 이들 차종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경쟁력이 없는 부문이다.

오일 쇼크를 계기로 일본 차는 높은 연비와 낮은 고장률로 미국 시장을 잠식했다. GM은 기술 개발 대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기오염 규제 완화라는 보호막 안에서 안주했다. 이로써 승용차 부문에서 GM의 기술 추격 기회는 사라졌다. 차를 잘 만들기보다는 오토론이라는 금융 이익에 더 신경을 썼다. 제조업체가 금융으로 돈을 벌었다. 하지만 2009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결국 파산에 직면했고 구제금융으로 겨우 살아났다. 내연기관 승용차에서 일본과 독일 차에 밀리고 전기차에서도 테슬라에 밀린다면 미래가 있을까.

이번 발표는 GM의 내연기관 승용차 포기 선언과 다를 바 없다. 대신 전기차에 승부를 걸었다. 그래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볼트(Volt)는 포기하고 전기차인 볼트(Bolt)는 살렸다. 이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핵심 부품인 엔진과 트랜스미션에서 기술 축적이 어려워지자 내연기관을 버리고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다. 전기차는 역사가 짧아 기술 격차가 많지 않고 부품도 내연기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데다 대기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GM의 고민은 GM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에 공을 들였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GM은 아예 볼트(Volt)도 버렸다. 어차피 하이브리드는 개솔린에서 전기로 가는 과도기였다. 과도기를 건너뛰면 하이브리드의 절대 강자인 도요타와 싸우지 않아도 된다.

GM은 대세가 전기차라고 봤다. 다른 자동차회사도 마찬가지다. 2020년이면 쏟아지는 전기차 모델을 봐도 그렇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미국에서 6만9925대를 팔았다. 6만6542대를 판 벤츠를 넘어섰다. 물론 내연기관 자동차가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GM까지 가세하면서 미래의 전기차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각축전이 시작됐다.

더 큰 문제는 생산과 고용에서 파급효과가 가장 크다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벌어질 격변이다. 그 많은 부품 생산업체와 부품 판매업체, 수리업체에도 서서히 엄청난 변화가 밀려올 것이다. 일상적으로 익숙한 것만 봐도 내연 엔진이 사라지면 엔진 오일과 오일 필터, 에어 필터가 사라진다. 그걸 만들고 팔고 바꿔주는 이들이 영향을 받는다. 자본집약적이면서 노동집약적인 자동차산업이 지금처럼 노동집약적일까 하는 의문은 여기서 나온다. 27일 GM의 발표는 당장의 고통과 두려움을 넘어선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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