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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렌트비, 저소득층 ‘갈 곳 없다’

월 소득의 30-50% 이상 렌트비 지출
메트로 애틀랜타지역 가구 절반 차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양극화 조장

앨리샤 무어씨가 10년 전 조지아주 알파레타의 아파트로 이주했을 때만 해도 렌트비는 월 600달러였다. 그간 꾸준히 오른 렌트비는 현재 월 919달러다. 더욱이 아파트 오너는 원치도 않는 시설을 개선하겠다며 100달러를 더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렌트비용을 감당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기만 한다.

좁은 타운하우스에서 살아가는 한 달 생활비만 해도 월급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녀는 레스토랑 체인에서 주 60시간을 일한다. “일이 많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번 돈으로 최소한 입에 풀칠은 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무어씨는 푸념했다.

최근 하버드대학교 산하 주택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무어씨처럼 급여의 최소 50%를 집값(렌트비)으로 충당하는 가정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만 18만7000세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과중한 렌트비(severely burdened)를 부담하며 살아가는 가정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평균 4분의 1을 차지한다. 또 다른 4분의 1도 월 소득의 30%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렌트비가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세입자들의 걱정과는 달리 요즘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노후화된 집을 고급스럽게 단장해 중상류층을 불러들이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화두다. 이로 인해 집 없는 서민들의 렌트비가 치솟는 문제가 발생한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블루칼라 중산층은 더 많은 돈을 내거나 집을 비우고 다른 곳으로 이사가야할 처지다.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의 데니스 클리블랜드-레겟 애틀랜타 담당관은 “낮은 가격대의 주택 공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저가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은 전국 어느 도시에서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렌트비가 치솟을수록, 더 비싼 아파트에 사는 세입자는 살기 위해 발버둥 치며 죽도록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택도시개발부는 조지아 전역에 5만6000건의 저소득층 주택 바우처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바우처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이 메트로 애틀랜타 일대에 집중되고 있지만, 치솟는 임대료에 허덕이는 저소득층 규모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경기 불황 이후 렌트비 상승률이 임금 인상률을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아파트먼트데이터닷컴에 따르면 메트로 지역의 평균 렌트비는 전년 동기대비 6.9% 올랐다. 렌트카페(RENTCafe)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평균 렌트비는 월 1349달러다. 일각에선 월 4119달러에 달하는 맨해튼보다는 저렴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애틀랜타의 임금 수준을 고려한다면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고 애틀랜타 저널(AJC)은 3일 보도했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약 67만1000가구의 평균 가계 소득은 4만 달러에 못 미친다.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렌트비는 2012년 이후 17% 올랐다. 반면 조지아 가구의 중간 가계소득은 지난 6년간 약 7% 인상되는 데 그쳤다.

둘루스에 사는 욜랜다 플레밍(32)씨는 “일을 더 하고 싶어도 자녀 양육 때문에 여의치 않다”며 걱정했다. 그녀는 카페에서 시간당 10.97달러를 벌며 한 주에 25시간을 일한다. 욜랜다씨의 렌트비는 최근 835달러에서 920달러로 올랐다. 그녀는 “(집 소유주는) 내가 얼마나 낼 수 있는지 관심조차 없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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